경찰, “미제사건, 쉿”…왜?
경찰, “미제사건, 쉿”…왜?
대전·충남 장기 미제사건 - 공개수사 딜레마
  • 이정민ㆍ정종윤 기자
  • 승인 2016.02.0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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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정민ㆍ정종윤 기자] 풀리지 않는 장기미제 사건들. 유족들의 울부짖음을 저버릴 수 없다. 경찰은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어야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대전과 충남지방경찰청은 각각 미제전담수사팀을 운영 중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미제사건팀 투입 인력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충남경찰청 역시 3명의 인력이 과거의 사건을 되짚고 있다.

특히, 대전지방경찰청의 경우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미제사건전담팀을 신설했다. 당시 대대적인 언론 홍보를 통해 미제사건 7건을 알렸고, 시민들의 제보를 기다렸다.

대전경찰청 미제사건팀은 발생한 지 5년 이상 된 살인사건만 담당하고, 이외의 성폭력, 강도, 납치 등의 사건은 일선경찰서에서 맡고 있다.

그러나 대전경찰청 미제사건팀은 현재 팀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세부적인 사항은 물론 과거 공개했던 사건 리스트조차 내놓기를 꺼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수사 중인 사건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충남지방경찰청 역시 비슷한 맥락.
충남경찰도 지난 2011년 미제사건팀을 신설했다. 기준은 201년부터 2009년까지의 살인사건 등 총 10건이다. 충남경찰역시 어떤 사건이 미제사건인지, 무슨 기준으로 분류했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유는 대전경찰과 같다.

이처럼 공개수사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선 몇 가지 분석들이 나온다. 미제사건은 한마디로 ‘못 잡은’ 사건. 이 사건들의 관심이 또 다시 올라오면, 경찰의 수사력 한계라는 지적이 스물 스물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입장에선 부담된다는 것.

또 지난 2011년 대전 경찰의 한 사연도 전해진다. 당시 대전 경찰에 예상치 못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저희는 그 사건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막 마음을 추스르고 살아갈 용기를 내고 있는데, 이제 와서 왜 또 들춰내려고 하나요? 대전 경찰의 홍보를 보고 가슴이 철렁거렸네요. 공개수사 하지 말아주세요.”

발신자는 다른 사건의 유가족. 이 사례처럼 유가족들의 민원도 경찰에게 부담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제사건팀을 바라보는 경찰 내부의 시선도 다양하다.
한 경찰은 “요즘엔 유전자 자료 등을 축적해 놓았다가 범인을 잡을 수 있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과학 수사로 끝까지 추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사실상 장기미제 사건의 수사방법은 시민들의 제보 등에 한정됐다는 것. 또 과거 수사를 맡고 있던 경찰관들은 현재 다른 곳에서 근무하거나 퇴직한 상태여서 수사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지금이야 과학수사가 발달됐지 예전엔 유전자 분석 등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며 “잡아도 유전자 자료 등이 없다면 입증할 방법이 없으니, 기소하기도 어렵다. 어떻게 보면 인력낭비일 수도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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