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봉사의 보상 어디까지?
[시민기자 눈] 봉사의 보상 어디까지?
  • 손석현
  • 승인 2016.02.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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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개발지원팀장

[굿모닝충청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개발지원팀장] 자원봉사의 기초 철학에 있어 학자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흔히들 자원봉사 활동은 자발성, 무대가성, 이타성(공공성), 공익성, 지속성에 기반 한다.

자발성이란 자신의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와 자유의지로 선택하고 자주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무대가성은 자원봉사활동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의무이며 자신의 자발적 행동 안에서 이루지는 활동으로 그 어떠한 노동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타성이란 자신의 이익보다 대상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 공익성은 자원봉사를 사적 활동이 아닌 공적활동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원봉사 활동에 있어서도 기본 철학을 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자원봉사의 기초 철학에서 살펴볼 문제는 무대가성의 원칙이다.
충남도는 도내 자원봉사자 100시간 이상 봉사자들에게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각종 제증명 수수료와 공용시설, 공영주차장 등의 이용료를 할인 혹은 면제해 주기 위해 자원봉사 마일리지 차감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15개 시군 자치단체는 자원봉사자 지원조례를 각각 개정하는 한편, 자원봉사 마일리지 차감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자원봉사자 마일리지제 도입은 충남도가 선진적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지자체(전주, 강원, 대구, 수원 등)에서 먼저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며,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한 시스템의 유지보수와 운영, 관리비보다 자원봉사자 이용금액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사업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상황이다. 모 지자체의 경우 연 800만원의 시스템 운영비가 투입되는 반면, 연 이용금액은 60만원에 그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또한 전국의 자원봉사센터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행정자치부조차도 자원봉사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확대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충남도는 역설적으로 ‘충남형 타임뱅크제’라는 이름하에 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타임뱅크 시스템(비시장 경제개념)과도 전혀 상관이 없는 대도 말이다. 물론 투입금액 대비 이용률만 가지고 사업의 효율성을 정의내릴 수 없으나 자원봉사자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한다고 해서 자원봉사자의 자존감과 참여율이 증가하고 지역의 자원봉사 활성화 및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마일리지 시스템 도입이후 약1,000만원 정도의 시스템 유지보수비용이 해마다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도내 자원봉사자들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비단 충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전국의 많은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의 인정과 보상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훈련을 시켜주거나 자격을 인정받도록 해주는 등의 보상을 해주거나 물질적으로 비용을 대신 지급해준다든지 자원봉사 활동 시간 누적 관리를 기초로 우수봉사자에게 금배지를 제공하거나 연말 즈음하여 봉사자에게 표창패 등을 시상하기도 한다. 충남도를 포함하여 일부 지자체에서는 우수봉사자증을 발급하고 할인가맹점을 운영하여 봉사자들의 금전적 혜택을 일부 보장하기도 한다. 나아가 대규모 국제행사나 주요 축제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에게는 교통비와 일부 식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원봉사자들에게 각 자치단체와 자원봉사센터는 다양한 인정,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이 만들어진지 10년, 자원봉사센터가 전국 지자체에 설치⋅운영되기 시작한지 20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 서로 경쟁하듯이 추진되고 있는 자원봉사 인정,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 돌아볼 때가 됐다. 실질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해야 한다. 자원봉사의 숭고한 가치에 단순히 금전적, 경제적 보상 개념을 접목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고민해 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의 아직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성숙된 시민의식 속에 어떠한 금전적 보상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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