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발품 팔아 전통생활도자기 모아... 충청권 최대 규모 자랑
전국 돌며 발품 팔아 전통생활도자기 모아... 충청권 최대 규모 자랑
순천향대학교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 참여기업 탐방 - ⑤ 장원도예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6.02.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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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도하고 있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에 돌입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천안·아산·예산 지역에 몰려 있는 전통 생활도자기 업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34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굿모닝충청은 1단계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띠는 성과를 보인 5개 업체를 다시 선정해 차례로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업체는 장원도예다. 장원도예는 충청권 최대 규모라 할만하다. 조성태 사장은 평생토록 전국을 돌며 마음에 드는 전통생활도자기를 모았다.

“있을 건 다 있다”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있는 장원도예는 전통생활도자기 판매점이다. 주인조차 몇 개가 있는지 알지 못할 만큼 많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10여년 넘게 전통생활자기를 모아 온 조 사장은 지금도 전국을 돌며 장인들을 만나고 있다.
파는 물건 보다 사는 물건이 많다고 하니 그는 장사꾼이라기보다 수집가에 가깝다.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사들이는 건 아니다.
처음엔 마음에 들어야 지갑이 열리는 ‘자존심’ 때문에 물건을 골랐다.

하지만 최근엔 높아진 고객 눈높이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욱 품질을 따지게 된다.
장원도예가 ‘가면 다 있다’는 말과 ‘좋은 물건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동시에 듣는 이유다.

최근 들어 전통생활조가기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한 번 방문하면 수 십 개씩 소품을 사가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특히 카페나 전원주택 인테리어 소품이나 조경용 작품의 경우,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는 손님들이 크게 늘고 있다.

조 사장은 “혹 가다 고객이 찾는 물건이 없을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전에 주문하면 어떻게든 구해준다. 그동안 좋은 상품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많은 장인들을 만나다 보니 주문생산도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전통가치 지킨 것만으로 자부심
조 사장이 전국에 물건을 사들이는 거래처는 40여 곳에 이른다.
이중 80세를 넘긴 장인이 아직도 직접 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워내는 곳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알아봐 주는 조 사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때론 이렇게 사들인 도자기가 팔리지 않아 하나 둘 쌓이다 보니 판매장이 비좁게 될지언정 조 사장은 장인들과의 만남을 멈추지 않는다.

옛 것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고객이 언젠가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 사장이 전통생활도자기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트렌드에 맞는 작품도 갖춰 놓았다.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도하고 있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단’과 함께 홈페이지도 개설하고 전시장도 새로 꾸미기로 했다.

소비자가 인터넷과 전시 판매장을 찾았을 때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고 살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전통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그동안은 품질 좋은 전통생활도자기를 사들이는 일에 집중했다. 충청권에서는 가장 질 좋은 상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고객들이 쉽게 빠르게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옛 이야기 나누는 재미 더하는 재미가 있어 행복”

   
조성태 대표
조성태 장원도예 사장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많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며 전통생활도자기를 수집하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한때는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이 전시장에 쌓여만 가니 수익도 많지 않았다.
최근에는 옛날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그나마 다행이다.
정성을 들여 빚은 전통생활도자기를 찾아 나선 그의 고집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Q. 장남이 집에 얘기도 안하고 군대를 갔다고 하던데.
A. 사실이다. 아버지 옆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나 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아이들 엄마도 힘들었다. 가족이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 미안하다.

Q. 혹시 가업을 아들에게 물려 줄 생각이 있나.
A.
아들이 하겠다면 생각해 보겠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바로 사업을 물려받는 건 원치 않는다. 다른 사회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단순히 좋은 도자기 사다 파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절실함이 없으면 안 되는 사업이다.

Q. “도예가와 술 먹는 재미로 사업한다”는 말을 했는데.
A. 고생한 가족이 들으면 미안한 얘기지만 이 또한 사실이다. 나이 많은 도예가와 술잔을 나누며 옛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로 전국을 돌아 다녔다. 술잔을 나누다 보면 그의 작품을 보지 않아도 이 사람이 만든 도자기는 어떨지 알게 된다. 언젠가는 도예가의 작품 보다 그의 정신과 가치를 사오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찌 보면 도예가들이 내 정신과 가치를 믿고 작품을 낸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Q. 전국에서 거래하는 도예가가 40여 명에 달 한다 들었다.
A.
물건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주요 거래처가 그렇다는 얘기다. 자신들의 작품을 알아 봐주고 팔아주겠다 사가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그들은 행복해 한다. 그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하나라도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사오는 건 아니다. 당장 팔리는 물건은 아닐지라도 언젠간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나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구입한다.

Q. 최근 인터넷 판매 전력을 짜고 있다고 들었다.
A.
이제까지 사들이는 일에 집중했다면 이젠 파는 일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가치를 알아봐 주고 먼 거리에서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쉽고 빠르게 원하는 작품을 구매하도록 할 예정이다. 많이 팔면 장원도예도 좋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집스럽게 도자기를 굽고 있는 도예가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게나.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흔히 생활도자기 사업을 패션사업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유행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사랑 받는 작품이 없지 않다. 옛 것은 모두 촌스러울 거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선입견이다. 오래도록 사랑 받는 도자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전히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장인들이 전국에 꽤 있다. 이들에게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정성을 들여 만들고 그 정성을 알아  주는 소비자가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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