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 한 새누리당 의원이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갖고 대산~당진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통과를 알렸다. 기자회견 전문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는 것이었다. 당시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던 충남도는 선수를 뺏겼다. 도청에선 씁쓸함이 가득했다.
#. 서산‧태안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자신이 전문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저마다 1위. 당연히 예비후보들은 어깨에 힘을 줬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 한 예비후보가 충남도청서 기자회견을 통해 다른 예비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병역 면제를 받았음에도 아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게 도화선이었다. 해당 예비후보는 상대방 아들의 SNS 등을 사진으로 찍어 병역 비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를 지켜본 몇몇 사람들은 “저렇게 까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선거철이 다가온 것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치적 드러내기와 상대의 치부 들춰내기. 어쩜 이리 똑같이 반복될 수 있을까.
물론, 선거의 최대 목적은 승리. 승리를 위해선 나를 알리고 상대방을 깎아내려야한다.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일부 학자들은 네거티브 전략이 대중들의 정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상대방의 단점을 유권자들에게 알려 시민들이 정확한 판단을 유도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이런 모습을 질려한다. 맨날 치고 박고 싸우고, 정치에 관심도 없는데 서로 나서서 ‘내가 다했다’는 식의 자랑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서산‧태안 예비후보들의 선전 다짐이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새누리당 성일종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예비후보는 서로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참여하거나 펀드 목표액 달성을 축하하기도 했다. 두 예비후보는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았다.
한편으론 ‘그동안 정치 풍토가 헐뜯는 것만 보여줬으면, 이런 것이 화제가 될까’라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많은 국민들은 정치를 불신한다. 선거철만 되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불신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후보자들의 문자를 받고 짜증을 감추지 못한다.
상황이 이런 탓에 선거는 출마자, 캠프 관계자, 그리고 언론 등만 관심을 갖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투표는 민주주의 꽃이라는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제 20대 총선이 한 달여 남았다. 앞으로 치적 자랑과 치부 공격은 줄기차게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이 든다. 물론, 자신을 알리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단 정책 대결 등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