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해외방문 실적 '뻥튀기' 수법들
시장의 해외방문 실적 '뻥튀기' 수법들
연구소 방문·논의도 '성과'..이미 유치한 투자는 '재확인'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2.07.1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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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대전시장 일행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를 방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강행군 박수... 그러나...
염홍철 대전시장이 지난 달 6박 8일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쳤다. 광역자치단체장의 해외 출장은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이번 순방길은 녹록치 않았나 보다. 연일 기관과 단체 등을 방문해 교류협력 협약을 맺었음을 타전해오고 귀국 후에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을 정도였으니 짐작이 간다. 염 시장이 직접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강행군’의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었다.

어쨌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선정된 대전광역시의 수장이 과학벨트의 성공적 조성 방안 모색을 위해 과학벨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독일 드레스덴시와 교류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돌아왔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프라운호퍼연구소 등을 둘러보고 과학벨트의 청사진을 구체화했다는 소식도 반갑게 들릴 수밖에 없다.

그 뿐인가, 유네스코와 저개발국 과학기술 지원 협약을 맺어 세계과학도시연합(WTA) 회장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또 초일류 자동차부품회사 보쉬社(사)를 방문해 10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대전시가 발표한 이상의 순방 성과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특히 귀국 다음 날 염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드레스덴 구상’은, 흡사 재벌 대기업 회장의 경영 구상을 떠올리긴 했지만, 순방기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대전시정과 공무원들의 자세, 시장 본인의 변화상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고생에도 불구하고 순방 성과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벨트 청사진만 그렸다?
대전시가 이번 출장의 가장 큰 성과라도 내놓은 것은 △독일 드레스덴시와 교류협력 관계 구축 △과학벨트 거점지구 조성 청사진 구체화 등이다.

그러면서 보도자료에 담은 내용은 ‘양 도시간 상호방문을 통한 기업설명회 개최 합의’, ‘대전 테크노파크-프라운호퍼연구소 업무협약(MOU)’, ‘다름슈타트 중이온가속기연구소 방문’, ‘막스플랑크연구소 방문’, ‘프라운호퍼연구소 방문’ 등 대부분 방문, 논의, 합의 등에 그쳤다. 구체적인 것은 ‘대전과 드레스덴 두 도시간 상호방문을 통한 기업설명회 금년 중 개최’와 ‘6월 드레스덴 나노페어 참가’ 등뿐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포장은 크고 화려하게 했지만 정작 속 내용은 빈약’이라는 평이 어울릴듯하다.
드레스덴시와의 교류협력 관계 구축은 앞으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단초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벨트 거점지구 조성 청사진 구체화’ 부분에 있어서는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해 공동 협력사항 발굴에 합의하고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논한 것만으로 과학벨트 조성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특히 막스플랑크연구소 재단에 대해서는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과학벨트와 개념 자체가 다르다.”라는 평이 나온다. 종합연구소가 아니라 각기 특성화된 개별연구소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과학벨트위원회의 한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막스플랑크는 과학연구에 지역발전 논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비슷한 연구소를 강제로 드레스덴으로 이전하면서 독일 과학을 10년 이상 정체시켰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고 전했다.
프라운호퍼연구소와의 업무협약도 2004년도에 체결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단순 일정도 주목할 만한 성과?
유네스코와 저개발국 과학단지 개발지원 공동협력 협정을 체결했다는 것은 대전시가 염 시장 순방 기간 중 신경 써 홍보한 내용 중 하나다. 협정에 따라 대전시는 40여년 축적된 과학단지 조성 노하우와 한국형 사이언스테크노파크 모델 해외전수 교육 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협정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6년 유네스코와 맺은 ‘저개발국 과학단지 및 창업보육센터 개발 지원 협정’의 약속기간인 5년이 지나 사업을 연장한 것이다. 염 시장도 귀국 회견에서 “지난 협정과 내용은 대동 소위하다.”고 밝혔다.

물론 이 사업 자체가 대전시가 중심이 돼 탄생한 세계과학도시연합(WTA)이 유네스코의 정식 NGO로 등록되면서 태동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협정이 주목할 만한 성과에 포함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로버트 보쉬社(사)와 대전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도 지난해 이미 결정된 사항을 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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