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장은 장롱면허?
대학 졸업장은 장롱면허?
  • 박선영
  • 승인 2012.12.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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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영<목원대 경찰법학과 교수>
한 모군은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회사에서 인턴도 마쳤지만 3년째 취업이 안되서 결국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 여학생은 서울소재 호텔경영학과를  나와 일본어도 유창하지만 취업을 포기하고 인터넷쇼핑몰을 시작하려하고 있다.

김 모군은 요즘 인기인 휴대폰개통 대리점을 개업하느라 빚만 8000만원이고 매달 100씩 적자를 내고 있다. 또 한 여학생은 사무보조원으로 일하면서 130만원을 받지만 2600만원의 대학등록금 대출금을 매달 60-70만원씩 갚아가느라 3년째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 대졸자들의 신풍속도이다. 대기업 8000만원 연봉은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학생 평균 창업비용 2800만원으로 중소기업 신설법인 동향분석결과 15- 29세 창업은 전체창업의 17.5%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저학력-아르바이트-창업-파산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평균 60만개의 자영업이 시작되지만 58만개가 폐업 되니 청년창업의 대부분이 폐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청년 실업 100만 시대에는 창업이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지 않고 소위 스팩을 쌓기 위해  대학때 1년 이상 휴학하는 학생도 1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전체 대학생의 56.1%정도가 외국어, 자격증, 연수를 위해 휴학을 하고 있고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한 휴학은 20%정도라고 한다. 외국어등 스팩을 위한 비용이 4269만원으로 조사되고 있고 이는 등록금이외에도 대학생들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여의도 한 업체는 회사소개와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300만원을 받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원론적인 강의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대학 입학 때까지 사교육비로 한 달에 60-70만원 12년 동안 1억여원을 지출하여 에듀 푸어(Edu-poor)라는 신조어 까지 등장했지만 휴학비용, 취업준비비용까지 한국의 학부모들은 마이너스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 이후엔 전세금등 결혼비용으로 수천에서 억대 비용을 마련해야 하니 가계 빚에 대한 불감증으로 살아가야한다.

청년실업은 사실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ILO 통계에 의하면 세계 청년(15- 24세)실업자는 7500만명으로 세계 실업자의 40%에 달하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의 경우는 두명중의 한명이 실업자이고 미국은 16.4%, 영국 21.9%, 뉴질랜드 16.7%, 캐나다 13.9%라 한다. EC와 OECD 특별자문관인 크리스토퍼 피셔라이즈 교수는 이러한 청년 실업의 원인은 장기불황, 장년층 근로자의 과잉보호, 직업교육의 부재를 들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중소기업은 기술, 기능직 직원채용을 2184만원 정도 월급을 주고 채용하고자 하지만, 청년 구직자등은 대부분 사무직을 원하고 있고 3299만원의 연봉을 기대하고 있다. 취업자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 고졸자의 84%가 대학을 진학하는 기형적 진학열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경우에는 대학진학률이 40%에 이고 영국의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경제규모를 감안한다면 대학진학률은 15%가 적정하다고 한다. 현재 산업시스템으로는 어떠한 국가도 40% 이상의 대졸자가 취업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상위 20%만 생존한다는 ‘파레토 최적’의 경제법칙이 한국에서는 대학입시부터 취업까지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20년 동안의 교육 투자와 생존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이제 한국인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취업과 진학을 위한 세월과 노력이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지 과연 그 과정을 즐기며 행복하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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