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보건지소, 의사는 있는데 진료는 못한다?
첫마을 보건지소, 의사는 있는데 진료는 못한다?
치과·한의과 의료보조원 1명 뿐 1주일에 절반은 돌아가며 “휴진”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2.12.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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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마을 한솔동 보건지소 한방진료실과 치과진료실 문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아니 힘들게 시간 내서 왔는데 왜 진료를 안 하죠? 의사선생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첫마을내 한솔동 보건지소에서 간호업무를 맡고 있는 장희지씨는 요즘 이 같이 항의하는 환자들에게 요일제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느라 진땀 깨나 흘린다.

장씨의 설명에 따르면 요즘 첫마을 입주자가 많아지면서 보건지소를 찾는 환자들이 부쩍 들었지만 보건지소의 인력부족으로 각 과별 진료를 특정 요일에만 한다는 것. 이 때문에 매일 진료를 하는 사설 병의원 운영 시스템으로 생각하고 이 곳을 찾는 환자들은 발길을 돌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진료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의사 1인당 의료보조자(간호사)가 1명씩 짝을 맞추는 게 상식.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한솔 보건지소 근무자는 의사(내과·치과·한의과)3명과 간호사 1명·치위생사 1명이다. 당연히 의사 한명은 간호사 없이 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요일제 진료다. 내과는 내원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명의 간호사가 붙박이로 일한다. 따라서 매일 진료가 가능하다.

반면에 한의과와 치과는 월·수·금요일, 화·목요일에 나머지 1명(치위생사)의 도움을 받아 번갈아 환자를 맞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의사라는 고급인력을 배치해놓고 2-3일씩 놀리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대부분 공중보건의이기 때문에 각종 직무교육이나 휴가로 빠질 경우 대체인력이 없어 의료공백이 생긴다. 가끔 보건지소를 찾는 환자들의 눈에는 ‘진료 없는 날이 많다’고 느낄 수 있다.

대도시에서 상대적으로 풍족한(?) 의료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해온 대부분의 첫마을 전입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진료행태가 성에 차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첫마을의 경우 2단계에 소아과 1곳과 가정의학과 1곳만이 문을 열었고 1단계에는 의원이 한곳도 없다. 1만 7천여명이 거주하는 대단지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한솔 보건지소를 자주 이용한다는 주부 최모씨는 “첫마을 내에는 의료시설이 거의 없는 수준이고 대전 노은까지 가기에는 거리상 멀어서 꺼려진다”며 “진료비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이곳 보건소에 인력충원이 돼서 이용하기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이순옥 세종시 보건소장은 “세종시 공무원 인력충원이 쉽지 않아 요일제 진료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고, 의사배출이 의학전문대학원체제로 바뀌면서 군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의의 배출이 감소해 의료진 수급에 애로가 크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료보조인력을 계약직이라도 채용해 요일제 진료체계를 개선하고 광역시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관리의사 도입으로 의료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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