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열며] 앞으론 ‘상생’, 뒤론 ‘소송포화’ 골프존의 두 얼굴
[노트북을열며] 앞으론 ‘상생’, 뒤론 ‘소송포화’ 골프존의 두 얼굴
  • 한남희
  • 승인 2016.04.25 09: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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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희 사회팀장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김영찬 회장과 아들 김원일 부자가 2000년 창업한 골프존은 2년 뒤 매출 20억원에서 2014년 20배인 4000억원 가까이 올렸다. 그 사이 2011년에는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19일 현재 골프존과 지주회사인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4424억원과 3495억원으로 8000억원에 육박한다. 공룡기업 성장의 이면에는 그늘과 잡음도 작지 않다.

사실상 골프존을 지금의 기업으로 키운 전국의 스크린골프장 매장주들이 몇 년 전부터 골프존에 불공정 행위 시정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파트너인 골프존을 향해 ‘악덕기업’, ‘갑질’, ‘흡혈귀’, ‘착취경제’ 등 사실상 최고 수위의 용어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문제는 골프존이 배를 불리는 사이 매장주들은 경영난에 허덕이며 상당수가 빚더미에 앉았다는 것이다. ‘매장 한 귀퉁이에서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도 2년 뒤 남은 것은 빚 밖에 없었다’는 한 매장주의 설움에 북받친 하소연은 골프존 매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아래 전골협)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적자를 버티지 못한 매장 수백 곳이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한때 80%를 넘던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매장 점유율도 70%이하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현재 근근이 버티고 있는 매장도 때마다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앉아서 망하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골프존 최대주주인 김원일 전 골프존 대표는 골프존유원홀딩스 및 골프존 주식 매각(322억원)과 배당금(185억원)으로 최근 석 달 만에 507억 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그래도 김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골프존유원홀딩스와 골프존 지분은 각각 46.48%(1991만2061주)와 18.18%(114만562주)에 달한다.

김 전 대표가 왜 주식을 매각했는지에 회사 측에서도 “개인적인 일”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은 지난해 3월 1일 기업분할을 했다. 2015년 12개월 추산 골프존의 매출은 2014년 3870억원에서 38%가량 감소한 201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16만 1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19일 마감장에선 7만 500원으로 반토막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골프존이 과도기를 걷는 것인지 아니면 내리막길로 구르고 있는지는 전문가들조차 판단이 엇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골프존이 완전히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파트너인 스크린골프존 매장주들과의 상생이 없다면 내리막길행은 불 보듯 뻔하다.

골프존은 최근 몇 년간 공정위 제재도 받으면서 몇 차례 상생협력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업주들 입장에서 상생안은 ‘생색안’에 불과했다. 골프존은 전국 4000여개 골프존 매장중 70% 이상인 3000개 가까이 가입한 전골협과 최근 몇 달째 대화조차 못하고 있다. 골프존이 전골협 이사장과 회원들에게 제기한 민형사상 소송만해도 지난 1년간 20여건에 달한다.

골프존은 지난해 1월 대전 조이마루 개장일에 건물 내에서 전골협이 집회를 해 영업을 방해받았다며 형사고소한 뒤 별도로 하루 매출을 10억원으로 계산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전골협 이사장에게만 요구한 금액이 1억 5000만원이이고, 다른 집행부와 회원들에게도 적게는 15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영업손실에 따른 배상을 청구했다.

골프존은 2014년 12월 전골협이 조이마루에 대한 수익사업 제고를 요구하자 보도자료를 통해 “조이마루는 수익을 목적으로 건립된 곳이 아니다. 특히 사업주 분들이 우려하는 스크린골프 영업은 조이마루의 건립 취지와 거리가 멀다”고 밝힌 바 있다. 속 보이는 소송전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골프존이 매장주들과 대화를 통한 상생을 원한다면 그 첫걸음은 불필요한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다. 또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조이마루에 대해서도 최근 회원이 증인으로 법정에 불려가는 등 회원관리 측면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다. 격에 맞는 기업 운영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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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무스 2016-04-27 09:25:30
기자님 정말 멋있습니다. 아직 살기 힘든세상에, 이렇게 진실된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린골프 2016-04-26 17:29:38
빨리 업글하고 가맹해서 가격경쟁, 신규 입점 스트레스 안받고 사업좀 합시다.
골프존 . 조금만 더 양보하시고 어서 합시다~~

장선희 2016-04-26 15:52:52
눈물이 나는군요,
새벽까지일을하고,,,,기자님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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