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한복의 재발견
[시민기자의 눈] 한복의 재발견
  • 홍경석
  • 승인 2016.05.0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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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오후부터 비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하여 그 전에 꽃구경을 하고자 아내를 재촉했다. “어서 단장해. 그리고 어제 내가 사준 고운 옷도 입고 얼른 나가자고~” 집을 나서자 마침 맞게 달려오는 택시가 눈에 들어왔다.

“우암사적공원 갑시다.” 대전시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우암사적공원’은 조선 후기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학문을 닦던 곳으로 유명하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1만 6천여 평에 장판각, 유물관, 서원 등의 건물을 재현해 1998년 4월 17일 사적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곳은 송선생이 말년에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 정진하던 ‘남간정사’가 사진을 찍기에도 아주 백미다. 건축미가 뛰어난 기국정과 송시열 문집인 송자대전판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재가 보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 곳곳이 잘 단장되어 있어 도심 속 시민들의 쉼터로도 제격이다.

유물관 앞 홍살문 사이로 멀리로는 명정문(明正門)이 보인다. 이곳은 조선시대 서원의 형태를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곳이다.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우측에는 모든 괴로움을 참아야 한다는 뜻의 인함각(忍含閣), 좌측에는 모든 일을 명확하게 하고 마음을 맑게 하라는 뜻을 담은 명숙각(明淑閣)이 보인다.

또한 정면에는 마음을 곧게 쓰라는 뜻의 강당인 이직당(以直堂)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 매사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라는 뜻의 심결재(審決齋)와 선현의 가르침을 굳게 지키라는 견뢰재(堅牢齋)가 있다.

명정문을 나와 우측으로 돌아가면 덕포루(德布樓)가 한 폭의 그림같이 펼쳐진다. 그 앞에 고즈넉한 연못을 보자면 시가 절로 읊어진다. 남간정사에 들어서니 마침 이곳을 구경 온 아주머니가 눈에 띄었다.

“죄송하지만 사진 하나 찍어주시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그분이 찍어주신 사진을 즉석에서 리와인드하여 보니 사진이 맘에 들었다. 하지만 한복을 입고 찍었더라면 고풍스런 한옥과 더욱 어울렸을 것을… 이란 아쉬움이 절로 나왔다.

“여보, 집에 가서 한복 입고 와서 다시 사진 찍자.” “어제 마신 술이 덜 깼슈? 곧 비가 내릴 듯 보이는데 지금 뭔 소리 하는 겨?” 지난달에 딸이 결혼식을 올렸다. 덕분에 나는 양복을, 아내는 한복을 얻어 입었다.

예식장에서 혼주인 신부의 어머니는 반드시 한복을 입는다. 그래야 곱기도 하거니와 하객들이 보기에도 근사한 법이다. 그래서 말인데 평소에도 한복을 입고 다닌다면 가뜩이나 꽃들이 창궐하여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계절이니 그 얼마나 금상첨화일 것인가!
아들이 결혼할 적엔 ‘고루한’ 양복 대신 한복을 입고 예식장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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