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노후 파산’이라니요?
[어르신 고민 Q&A] ‘노후 파산’이라니요?
  • 임춘식
  • 승인 2016.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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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Q. 칠순이라 자녀들의 권유로 지난달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일본에서 들었던 ‘노후파산’ 말이 생각나 잠이 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노후파산’이 다가오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일본 ‘노후파산‘은 무슨 의미인가요?(남, 공주시)

A. ‘노후파산: 장수라는 악몽’은 일본 NHK가 일본의 600만 독거노인 중 생활보호대상자 70만 명과 오로지 연금 수입으로만 궁핍한 삶을 꾸려가는 200만 명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 발간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갑갑한 상황인지를 방송으로 내 보냈습니다. ‘노후파산’은 방송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노인들의 일상을 생생히 담은 책이다.

노후파산이란 의식주 모든 면에서 자립능력을 상실한 노인의 비참한 삶을 일컫는 용어로, NHK 프로듀서가 방송을 제작하면서 만든 신조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파장은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노후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닌, 저마다 나름대로 노후를 준비해왔던 사람들이 노후파산의 위기에 몰려 있는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책에 따르면 노후파산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어느 정도의 예금이 있고, 자기 소유의 집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비참한 노후를 예상하지 못했다. 열심히 인생을 살며 노후를 준비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노후를 준비해왔던 평범한 사람들이 노후파산의 위기에 몰렸다는 현실이 드러나자 일본 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노후정책이 잘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제작팀은 몸이 아프거나, 부양해야 할 부모가 있거나, 자녀의 취업이 어려워져 부모의 연금에 기대 사는 등 어느 것 하나만 조금 어긋나도 노후파산에 빠져들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취약성을 문제 삼는다. 아울러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만들어진 제도를 재검토하지 않는 것이 노후파산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노후파산 문제가 이웃 나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노후파산 문제를 옆집 불구경 하듯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노후 정책이 잘 마련돼 있고 노인빈곤율이 우리 보다 낮은 일본에서도 많은 노인들이 노후파산에 절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NHK 제작팀은 “노후파산에 처한 고령자를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을 내디딜 것인가. 무엇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그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장을 알아야 비로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명확한 답을 보여주는 책은 아니지만,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노후파산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노후파산은 수명이 길어진 노인들이 불안정한 소득과 병치레 등으로 경제적 곤궁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현상입니다.

고령화 대국 일본에선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퇴직 후 안락한 노후 대신 빚에 쫓기다 파산에 이르는 ‘노후파산’이 우리나라에서 현실화하고 있음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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