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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가 무슨 죄… 낮병동·외래 전전하며 도로 위 내몰린 아이들[기획-‘대전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적을 현실로] ①병돌뱅이 전락한 장애아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과 보살핌을 받아야 할 중증장애어린이들이 의료 사각으로 내몰리고 있다. 변변한 전문치료시설은커녕 이들을 보살펴줄 시설도 터무니없이 적다. 그나마 대도시엔 일반병원에 외래로라도 다닐 수 있지만 시·군 단위로 내려가면 아예 간단한 재활치료도 받을 수 없다.

    중증장애아들은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지 않으면 근육경화가 심화되면서 자칫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부모들 입장에선 위험을 무릅쓰고 2~3시간씩 승용차를 끌고 하루 서너 곳씩 이 병원 저 병원 전국을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정부고 지자체고 어른과 노인들을 위해서는 각종 요양병원과 전문병원을 짓는다고 난리를 피우면서도 유독 중증장애아들에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잠재적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다. 나와 내 아이에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대전에 왜 어린이재활병원이 필요하고 건립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내 및 해외사례등을 종합해 6~7회에 걸친 시리즈를 시작한다.

       
    중증장애아동 낮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보람병원 어린이재활센터. 대전에는 이 곳과 함께 건양대, 충남대 대전충청재활센터 등 단 세곳에서만 낮병동이 운영되고 있다. 수용인원도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획취재를 시작하고 며칠 안 된 어느 날, 곤히 잠든 내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8살, 6살. 온 집안을 휘젓고 뛰어다니며 노래하고 춤추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루 종일 참새처럼 조잘거리더니 금세 푹 골아떨어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더니 그저 바라만 봐도 울컥 가슴에 뜨거운 것이 맺힐 정도로 어여쁜 녀석들이다.

    우리 부부도 그렇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어디 모기라도 한 방 물릴까, 얼굴에 생채기라도 날까 늘 전전긍긍. 지금까지 그렇게 사랑을 받으며 잘 커왔다.

    그런데 둘째 녀석에겐 남모를 큰 흉터가 있다. 채 돌도 지나지 않고 기어다니던 어느 날 그만 뜨거운 국 냄비를 잡아채다가 양쪽 다리를 크게 덴 것이다. 화상이 무엇인지도 모를 나이 그 여린 살이 다 떨어져 나가는 고통 속에서 한 달 넘게 입원하며 하루 종일 칭얼대고 보채던 녀석. 가족 모두는 죄책감과 안타까움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다.

    다행히 둘째는 지금 다리에 거뭇거뭇 희미한 흉터는 남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누구보다 씩씩하고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 대전에 화상전문병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아픔을 몇 년째 똑같이, 앞으로도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하는 아이와 부모들이 있다. 중증장애아동들의 얘기다. 한두 명도 아니고 전국의 2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혼자 힘으론 앉지도, 몸을 가누지도,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전문 치료시설도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길 위의 삶을 살고 있다.

    충남 논산에 살고 있는 5살 어린 수희에게도 삶은 녹록치 않다. 생후 2개월 뇌병변 1급 장애판정을 받은 수희는 지금까지 매일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대전을 오가며 하루 두세 곳의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엔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대전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다가 눈길 교통사고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까지 겪었다. 엄마도 동생도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이후 수희의 상태는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지난 4월부터 다시 허리에 보조기구를 차고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수희가 기본적인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대전밖에 없기 때문이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8살 화영이. 서울에서 3년 반 동안 입원하며 뇌수술 등 치료를 해온 화영이는 대전으로 온 뒤 그동안 하루 4군데 외래진료를 전전하다 최근 대전보람병원 낮병동에 들어왔다.

    대전에 사는 8살 화영이도 같은 경우다. 원인 모를 발달장애로 여전해 5~6개월 인지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화영이는 하루에도 10여 차례씩 불쑥불쑥 터지는 경기증세가 겹치면서 벌써 뇌수술을 2번이나 해야 했다.

    그나마 대전에선 치료할 곳이 없어 엄마는 3년 반 동안 서울에 있는 병원 먹고 자는 생활을 해오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지난 해 대전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대전에서의 재활치료도 쉽지는 않았다. 하루 4군데 외래진료를 전전하다 최근 운 좋게 낮병동에 들어가긴 했지만 그나마 6개월을 채우면 다른 낮병동으로 옮겨야 한다. 대전엔 3군데뿐이고, 대기자도 많아 지금으로선 곧바로 들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엄마는 물건을 잡지도, 만지지도, 쳐다보지도 못하는 화영이가 그나마 재활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더 쳐지고 퇴행할까 늘 불안하기만 하다.

    만 25개월 된 서연이는 태어나면서 자가호흡을 못해 뇌 손상이 오면서 오른쪽 편마비까지 겹쳤다. 지금 살고 있는 충북 청주에 재활병원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시설도 작고, 워낙 대기자가 많아 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사이 쌍둥이 오빠는 8시 20분에 어린이집에 보내져 엄마가 돌아오는 5시까지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한다. 병원시간과 어린이집 시간을 맞춰야 하다 보니 대중교통이용은 엄두도 낼 수 없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마는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가능하면 청주에서 사설병원이라도 다니고 싶지만 40분에 4만 원 가까이 하는 치료비용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필리핀 엄마를 둔 4살 수영이는 7개월 때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당시 열과 경기가 심하게 나 소아과에 갔지만 의사가 괜찮다고 해 그런 줄만 알고 있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뇌 손상이 크게 왔다. 결국 인근 대학병원을 거쳐 서울까지 올라갔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역시 전북 군산엔 치료할 곳이 없어 대전에 입원중이다.

    의사가 하는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엄마는 ‘왜 내 아이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지’ 도망가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결국 수영이 곁에서 힘을 내기로 결심했다. 같이 치료를 다니는 엄마들의 위로와 격려도 큰 위안이 됐다.

    고향인 필리핀에 좋은 치료시설이 있다는 소문에 가볼까도 했지만 한 달에 1000만 원 하는 비용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2살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안게 된 9살 건우. 만성폐렴에 천식까지 겹친데다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위에 관을 삽입해 주사기로 넣어줘야 한다.

    9살 건우는 2살 때 교통사고로 숨이 멈춰 저산소증으로 뇌손상을 입으면서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게 됐다. 사지마비와 언어장애, 만성폐렴과 천식까지 겹쳐 음식은 입에도 못 대고 위에 관을 삽입해 주사기로 넣어줘야 한다.

    아빠 엄마는 건우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마땅한 시설이 없어 대전에서 일반병원과 낮병동을 전전하고 있다.

    중증장애를 겪고 있는 전국의 아이들과 부모들의 상황이 지금 수희, 화영이, 서연이, 수영이, 건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4년 기준 전국에 2만여 명, 대전에도 1800여 명의 아이들이 중증장애를 앓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집중치료할 전문병원은 전무한 상태다. 가까운 일본엔 200여 개, 독일에도 140여 개가 있지만 국내엔 올해 초 민간차원에서 서울에 들어선 90병상 규모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유일하다.

    대전의 상황은 더 열악해 입원치료는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으로 건양대, 보람병원, 충남대 대전충청재활센터 등 평일, 또는 격일 하루 6시간만 이용이 가능한 낮병동 세 군데에 50명 규모가 전부다. 대기기간만 6개월 안팎이 걸린다.

    그나마 낮병동은 3~6개월만 이용이 가능하고 기간을 채우면 대기자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나머지는 일반병원 외래진료로 치료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예약제로 운영되다 보니 중간에 뚫고 들어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대전엔 시설이 있다고 충남은 물론 충북, 전북에서까지 매일 도로 위를 달리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언제 위급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중증장애아동들이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수희처럼 제2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 위해, 아니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중증장애아동의 치료가 최소 5~10년, 길게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중증장애아 9살 건우가 대전보람병원 낮병동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평범한 가정을 가진 이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안타까운 일로 치부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영점 몇 퍼센트의 확률이 나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들 역시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서, 때론 큰 사고 때문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내 일이 됐을 때, 그때 가서야 전문 치료시설이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인가. 지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보듬고, 앞으로 닥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안전판 마련이 시급하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나중에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모두가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호영 기자  misan@goodmorning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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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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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2016-06-17 20:52:55

      장애인을 왜 장애인이라구 하는가 장애인을 위해주지도 않으면서 그냥 장애 라고 얘기하는것이 투명성있게 말하는것이다 어차피 현실은 장애인이라니라 장애다 왜냐 장애인에대한 현실은 인권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삭제

      • 장애에서 인을빼라 2016-06-17 20:50:09

        포문을 열어서 증명해보아라   삭제

        • 장애의현실 2016-06-17 20:47:28

          우리나라 사회에서 장애인들 동등하게 대해주고 그들을 위해 모두가 함께하려는 사회가 되지 않는이상 아니,되지두 않을거기에 그게 아니라면 포문을 열어서 증명해보라 우리나라 사회가 장애인을 위하고 있다는점을   삭제

          • 장애인의현실 2016-06-17 20:40:31

            겉으로는 우리사회가 아닌척하지만 그속에들어가보면 그렇지가않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을 동등성 있게 봐주지두 않을 뿐더러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거기에 장애아,장애인을 둔이 부모는 답이없다 싶으면 정부에서 안락사약을 구해서 적극 자살 하는 방법을 마련해줄수도있을것이다   삭제

            • 장애아의현실 2016-06-17 20:33:48

              나는 이걸말해주구싶다 장애인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답이없다 좀더 투명성있게 말해준다면 겉으로는 위해주는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아예 희망을 주지마라 장애인한테는 내가 이말을 왜하냐면 솔직히 장애인을 위해주는 척 하는거지 사회 분위기가 그렇지가 않다 좀더 투명성있게본다면장애인은 사회속에서 무시의 대상이구 학교에선 가차없이 발로차이구 때리고 하는것이 현실이다 겉으로는 우리사회가 아닌척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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