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천안아산역 안쪽 주차장이 올 1월부터 무료 개방되면서 말 그대로 ‘난장판’이 돼 가고 있다. |
3년이나 싸워놓고 소송 끝날 때까지 더 기다리라고?
[굿모닝충청 글=장찬우·정종윤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이 주차장 관리업체인 P사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해매는 동안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객에게 돌아가고 있다.
주차요금을 받지 않기 시작한 올 1월부터 이용객 피해가 더 커졌다고는 하지만 갈등은 2013년부터 시작된 셈이다.
공기업이 3년이 지나가도록 주차관리 업체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취재 결과 2012년 6월 공단과 P사의 입찰계약이 갈등의 씨앗이 됐다.
공단은 주차장 위탁관리업체 선정에 있어 가장 큰 선결 과제라 할 수 있는 진출입 시설 인허가 문제를 오로지 입찰 참가 업체 몫으로 떠 넘겼다.
입찰 서류에 ‘(진출입 시설 인허가 가능 여부를)미리 알아보고 입찰에 참여하라’고 해 놓은 것이다.
공단은 ‘인허가 문제 까지 우리가 알아봐야 하느냐’는 태도다.
하지만 결국 선하 주차장 진출입 시설이 무산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공단의 안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해할 수 없어” 비난 불구
이용객 불편 계속될 듯
P사는 6억7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고 공단과 계약을 했는데 이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적자운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공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공단 선하주차장 이용객에게 주차요금을 받아왔다.
공단이 선하주차장을 무료 개방한다고 이용객에게 알려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주장은 인정된다.
하지만 이용객 불편은 나 몰라라 한 채 계약 종료 이후까지 버틸 만큼 ‘적자운영’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코레일은 ‘고래싸움(공단과 P사의 갈등)에 새우등(코레일) 터졌다’며 억울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또한 고객 입장에서 보면 책임회피다.
코레일은 고객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자체 인력이라도 투입해 장기주차나 이중·삼중 주차로 인한 고객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주말이면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1시간씩 걸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주말 한 이용객은 P사 직원과 “차가 밀릴 때는 차단기라도 열어두라”며 말다툼을 벌였다.
그는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역사 주차장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레일과 공단이 P사와 진행 중인 맞소송은 한동안 시간이 흘러야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 코레일과 공단은 ‘소송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P사 역시 고객 불편을 볼모로 잡고 버텨서는 안 된다.
코레일이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에 다시 주차관리를 맡길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일단 주차시설을 내주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