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야 되겠는데… 직장도 돈도 애인도 없다"
"결혼은 해야 되겠는데… 직장도 돈도 애인도 없다"
[새해 30대들의 고민]취업백수·잦은 이직… 안정 안 된 경우도 많아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3.01.0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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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온 신간 ‘인생의 격차는 30대에 만들어진다’(비타북스)에서 저자 오쓰카 히사시는 “30대에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에서 큰 차이가 벌어진다”고 말한다. 인생의 분기점이라고 하는 30대의 10년을 현명하게 보내는 것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독립할까?’, ‘결혼할까?’, ‘애를 낳을까?’, ‘주택을 살까? 임대할까?’, ‘회사에 남을까? 옮길까?’ 등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인생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저자 오쓰카는 “30대는 흔들리고 힘든 시기지만 아직 이룬 게 없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지금 집 없고, 돈 없고, 사람 없고, 경력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위로한다.

여성조차 결혼 적령기가 30대로 넘어가면서 30대 최고의 고민은 결혼이 돼 버렸다. 평생을 같이 할 배우자를 얻기 위해선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만한 직장이 필요하다. 또 돈도 필요하다.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에는 결혼에 대해 무관심할 정도로 고민의 대상이 아니지만 중반을 거치면서 심각해지기 시작, 후반에는 아예 포기하고 독신을 생각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는 30대 초반을 넘어서부터 심각해지기 시작, 중반에는 ‘멘붕’ 상태에 으른다.

직장의 경우 역시 같은 30대라 하더라도 고민의 정도가 달라진다. 20대에 취업 관문을 넘지 못한 백수들은 가정과 주위로부터 가해지는 압박에 점점 시달리기 시작한다.

또 이 시기에는 이직이 빈번해지면서 그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으로 인한 돈에 대한 고민도 커지는 시기다. 특히 백수들에게는 돈, 결혼, 직장이라는 중첩된 고민으로 자아상실의 단계까지 이르기도 한다.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면 노화가 시작된다. 늘어가는 주름과 탈모에 반해 줄어드는 체력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백수 탈출은 언제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김민철(33) 씨. 직장이라고는 대학원 1학년 때 6개월 인턴으로 근무했던 것이 전부.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20여 곳에 원서를 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백수 2년차 때가지만 해도 주위의 시선을 느끼지 않고 당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자신만 바라보며 눈총을 주는 것 같아 사는 게 가시방석이다.

김 씨는 “2년차 까지는 대기업 위주로 원서를 넣었는데 작년에는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지원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며 “올해는 우선 아무 곳이라도 들어가서라도 백수를 탈출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결혼해야 하는데 돈이
6년차 직장인인 김소영(여·32) 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다. 연애기간이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선뜻 결혼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으로는 결혼자금으로 택도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1년 반만에 취업에 성공했지만, 등록금 대출을 갚는데 3년이 걸렸다. 그마나 이후 3년간 저축액을 늘렸지만, 통장 잔고는 고작 몇 백만 원에 불과하다.

김 씨는 “대학 때 빌렸던 학자금을 갚다보니 결혼자금을 만들기 쉽지 않았다”며 “특히 독립해서 살다보니 씀씀이가 많아 목돈은 만들기 어려웠다. 결혼은 2-3년 더 늦춰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돈은 있는데 여자가 없다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아홉인 이기홍 씨는 중소기업에 입사한 지 12년 차로 2년전 과장을 달았다. 크진 않지만 신도심에 중소형평 아파트도 구입했다. 하지만 이 씨는 혼자다. 결혼을 못했기 때문. 첫사랑에 실패하고 수 많은 선도 봤지만 짝을 찾지는 못했다. 그나마 줄기차게 따르던 선과 친구들의 소개팅 주선도 2년 전부터는 뚝 끊겼다. 결혼중개업소에도 몇 번 문을 두들겼지만 맘에 드는 사람을 못 만났다.

이 씨는 “몇 년 전에는 결혼이라는 것 때문에 다급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편해졌다”며 “올해 짝을 만나지 못하면 이왕 늦은 거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독신도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옮길까 버틸까
3년차 직장인 최영철(33) 씨는 최근 이직 문제로 고민이 깊다. 회사가 사정이 어려워 지난 3년간 월급이 동결됐다. 당초 지난해 말 사표를 던질까도 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것을 내던지는 게 쉽지 않다. 또 현재로서는 마땅히 옮길 곳을 정해 놓은 곳도 없어 6개월 정도는 또 다시 실업자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도 그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지금 옮기지 않으면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 설을 전후해 고민을 정리할 계획이다.

최 씨는 “다른 회사에 다니는 동기들도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더라. 아마 이맘때가 그런 고민을 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이달 한 달동안 부모님과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 최종적으로 이직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결혼 8년차 주부 서지혜(37) 씨는 요즘 우울하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딸 아이는 통통 뛰며 날로 커가지만 본인은 정작 몸이 예전같지 않다. 아이와 뛰어놀면 이젠 따라잡기도 어렵다. 갱년기라기엔 너무 이른데 왜 그럴까. 얼마 전부터는 바늘귀도 잘 보이지 않고, 거울 속의 얼굴 주름에 가슴 속 깊은 주름이 생긴다.

서 씨는 “아이와 남편만 생각하면서 정작 나 자신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던 것 같다. 친구들 만나기도 꺼려진다”며 “올해부터는 운동도 하고 나를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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