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유심칩... 장학사 범죄 행각이 '헐'
대포폰·유심칩... 장학사 범죄 행각이 '헐'
경찰 수사대상 초등 장학사로 확대...문제는 핵심 키워드로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3.01.1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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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대가로 돈을 주고 받은 혐의로 장학사와 현직 교사 2명이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추가 가담자를 가려내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시험문제를 '핵심 키워드' 형태로 알려 준 노모(47) 장학사가 이를 빼내기 위해서는 출제위원이나 출제관련부서 직원과의 담합이 불가피한 만큼 이들을 상대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이 중등 장학사 쪽에서 불거졌지만, 조만간 초등 장학사 쪽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충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0일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이미 지난해 11월 사건과 관련해 충남교육청 소속 장학사 2명에 대해 압수수색해 조사를 해왔다"며 "시험문제지 자체가 유출된 것이 아니라 핵심 키워드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조직적인 공모나 윗선이 있는지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돈을 가지고 노 장학사를 만나러 갔던 것은 시인하고 있지만, '만나지 못해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장학사는 대포폰에 10개 가량의 유심칩을 번갈아 끼워가며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 장학사는 시험이 있기 한 달전에 먼저 응시자에게 접근해 범행을 공모하고, 유심칩 하나로 1~2명만 접촉하는 등 사전에 신분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 외에도 응시자는 물론 직원 등 가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조대현 충남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이 10일 충남장학사 선발시험 시험문제 유출사건과 관련해 중간 수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노 장학사는 지난해 6월 시험공고가 나자 중등장학사 시험에 응시한 A씨에게 접근해 "돈을 주면 시험문제를 빼내주겠다"고 한 뒤 실제로 2000만 원을 받고 논술시험 6문항과 면접시험 3문항 등 9문항을 건내줬다. 9문항은 모두 적중했다.

노 씨는 이 과정에서 A씨와 연락을 해야할 경우 본인 명의가 아닌 타인의 휴대폰인 '대포폰'을 사용했고 제3의 지역에서 접촉했다. 노 장학사는 시험 문제지가 아닌 핵심 키워드 형태로 A씨에게 시험문제를 전달했다.

시험지가 유출된 것이 아니라면 출제위원이 아니었던 노 장학사가 시험문항의 키워드를 빼내기 위해선 당시 출제위원과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노 장학사가 구속되자 사흘 뒤인 8일 출제위원이던 B장학사가 음독자살을 기도, 현재 뇌사상태다.

충남도교육청 시험관리부서는 시험이 끝날때까지 출제위원들이 외부와 접촉할 수 없게 격리시키고 휴대전화와 자동차 열쇠 등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노 장학사는 출제위원이나 시험관리 직원을 통해 문제를 빼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출제위원이 단독으로 빼냈을 경우 교육청은 감독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만약 제3의 인물인 누군가가 개입해 고의적으로 공모했을 경우는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중등장학사 시험 합격자 15명과 출제위원을 비롯한 출제 관여자 5명 등 총 20명을 수사대상에 올려 놓고 있다. 이들은 노 장학사가 사용한 대포폰 통화내역에 존재하는 인물들로 경찰은 이들 일부는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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