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혈세 낭비
원칙없는 혈세 낭비
  • 이기동
  • 승인 2012.07.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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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시의 예산집행과 관련된 논란이 주요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전아쿠아월드 인수 결정과 엑스포 꿈돌이랜드 인수가 대표적이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61일 대전아쿠아월드 인수예산이 포함된 추경예산안 142억원을 통과시켰다. 가뜩이나 부족한 대전시 재원을 감안할 때 원칙 없는 인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수를 결정한 대전시나, 대전시의 재정상황과 사업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수많은 논란에 대한 명확한 원인규명과 사후 대책을 검토하지 않는 대전시 의회의 무책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임 시장 시절이라고는 하나 민선4기 원도심활성화와 지역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대전아쿠아월드사업을 승인했던 정책실패에 대한 사과한마디 조차 없다. 대전시 의회 역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추경사업비를 승인한 것은 시정 견제 기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대전마케팅공사는 이사회를 통해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랜드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이후 대전시의 대표적인 애물단지로 전락한 엑스포공원 활성화를 위해 롯데에 자본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한 대전마케팅공사는 절차를 무시하면서 이사회를 개최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대전시가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거나 폐장 위기에 내몰린 대전아쿠아월드와 꿈돌이랜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지역사회 의견 반영 절차 없이 추진됐다는 점이다. 대전시가 시정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소통이 여전히 허울뿐인 구호로 들리는 이유이다. 실패한 두 시설을 인수하는데 200억원 가까운 주민 혈세가 들어갈 예정이지만 정책실패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회생이불투명 하거나 또 다른 민자사업자의 사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이 비등함에도 이러한 의견에 귀 기울이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업 실패 후 버티면 대전시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대전시가 실패한 시설을 인수하는데 거액의 혈세를 쓰겠다는 결정이 더욱 씁쓸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지역 문화단체들이 지역의 근대문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대전시의 매입을 요청한 옛 산업은행 건물 문제는 대전시의 정책추진 중심에 어디에 있는지 단면을 볼 수 있다. 일단 큰 틀에서 대전시가 매입을 검토하기로 했으나 이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와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근대문화유산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이나 대구, 군산의 자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역 내 근대문화유산을 매입하고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펴는 것과는 너무도 상반된 모습이다. 적어도 똑 같은 혈세를 쓰고도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지는 못할망정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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