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결혼 주례사가 걱정입니다
[어르신 고민 Q&A] 결혼 주례사가 걱정입니다
  • 임춘식
  • 승인 2016.08.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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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9월 중순 결혼 주례 요청이 있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난생 처음인지라, 혹시 좋은 주례사를 구할 수 없을까요?(남 59, 옥천)

A. 주례사란 결혼식을 거행하는 신랑 신부에게 부부의 연을 맺고 행복하게 잘 살라고 주례를 맡은 사람이 축하 인사와 당부를 결혼식에 참석하신 분들 앞에서 낭독할 때 작성하는 문서를 말합니다. 어쨌든 결혼 주례를 동의하신건 생애의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다음 주례사는 본인이 작성한 것인데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참고 주례사]
[사례] 아름답고 성숙한 9월, 신랑 000 군과 신부 000 양이 부모님들의 허락아래 내외 귀빈 여러분을 모시고 백년기약의 화촉을 밝힘에 있어 주례는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우리 인간이 한 세상을 삶에 있어서 첫째, 그가 이 세상에 어떻게 태어나느냐 하는 출생과 둘째, 그가 어떤 배필을 만나느냐는 결혼과 셋째로 어떻게 최후를 마치느냐는 죽음을 가리켜 3대사라고들 합니다. 이 세 가지 일은 정말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건들로 한 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중간에 끼여 있는 결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륜의 요건이 아닌가 합니다.

결혼은 한 마디로 말해서 남남끼리 행동하고 생각하고 생활을 하던 두 남녀가 이제 한데 몸과 뜻을 합하여 부부가 되어 한 가정을 이루는 행위라고 하겠습니다. 두 남녀가 합하여 이렇게 부부가 되어 원만한 가정을 이루어 나가는 데는 여러 가지 요건과 지향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만 그 중 다음 몇 가지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오늘 두 사람이 만나 혼인을 하게 된 것은 엄숙한 하나님의 섭리임을 알아야겠습니다. 세상의 많은 남녀 중에 하필이면 두 사람이 서로 만나 일생을 함께하기를 맹세하게 되었다는 것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짝지어 주시고 축복해 주신 엄숙한 인간 선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헤어지거나 나눌 수 없으며 언제나 두 사람은 고락을 함께 할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부부지간에는 질서와 사랑의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는 두 사람은 외길의 인생 철로를 달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두 길의 철로, 다시 말해서 두 사람의 인격체가 나란히 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가는 길이라면 멈춤이 없어야 하며 질서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질서가 없다면 그 가정은 곧 어려움이 오고 말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정성과 노력이 있어야겠으며 기분 내킬 때만 또 평탄한 길만 나란히 달릴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인생을 다하는 마지막 종착역까지 어떠한 어려움이 가로막히더라도 꾸준히 달려 달라는 것입니다.

오늘 결혼식을 올리고 새 가정을 이루어 사회의 일원으로 새 출발하는 신랑과 신부는 부디 부부간의 질서와 사랑과 지속성을 다하는 부부로서 이 시대의 병폐를 시정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자리에서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부모님에 대한 효도입니다. 효도는 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의 근본이며 대도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핵가족이다 뭐다하여 결혼만 하면 저들 부부만 알지 애써 기르고 가르쳐 주신 부모님을 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으며 그로 인하여 슬프고 외롭고 한 맺힌 부모님들이 또한 많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형제간의 우애입니다. 세상에는 사이좋게 지내던 형제들이 결혼을 함으로써 사이가 벌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것은 결단코 바른 일이 아닙니다. 전에는 서로 서먹하게 지내던 사이라도 결혼을 함으로서 더 가까워지고 이해하고 협조하는 형제 사이가 되어야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자 쪽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여자 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 인생을 출발하는 신랑 신부의 앞날은 창창합니다. 부디 좌절하지 말고 또 실망하지 말고 “하면 된다”는 만만한 투지로 오늘의 이 영광과 기쁨이 더욱 빛나도록 두 사람 속에 간직된 무한한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여 이 사회와 가문에 유능한 동량이 되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참고 주례사]
[사례] 이 성스러운 자리에 생업에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왕림해 주신 여러 하객님들께 신랑,신부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양가 부모님께 가장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기쁜일과 슬픈일,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나 달려와서 도움을 주시는 친지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한 달 전에 오늘 결혼하는 신부 000양의 아버님으로부터 따님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주례를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부의 아버님과는 28년 전, 제가 000에 근무할 당시 알게 된 이후, 오늘까지도 꾸준히 좋은 관계로 만나는 사이였기에, 거절할 수가 없어 승낙하게 되었고, 마침 따님과 사위감을 데리고 저를 찾아 왔었습니다.

그날 신랑,신부를 처음 보았는데, 정말 신랑 000군은 믿음직하고 잘생긴 미남으로 사위감을 정말 잘 맞아들였구나 하고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신부 000양은 아버님의 근면성실하고 예의바른 성품을 그대로 빼어 닮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규수가 틀림없었습니다. 그날, 오랫동안 같이 얘기를 나누었는데, 저는 그날 제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해 주었습니다.

오늘 결혼을 하는 신랑 ‘000’ 군은 아버지 000선생님과 000여사의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모든 학업을 마치고, 현재는 서울 000에서 유명한 000를 담당하고 있는 앞날이 촉망되는 훌륭한 청년입니다.

이 댁에 시집가는 ‘000’ 양은 아버지 000선생님과 000여사의 장녀로 태어나 모든 학업을 마치고 신랑과 같은 000에서 7년간 00로 근무하면서 서로 알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된 회사 사내 커풀입니다.

오늘 저는 신랑과 신부가 결혼생활을 하면서 두고두고 새겨야 할 이야기 몇가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오늘 신랑 아버님이 아들과 며느리에게 꼭 전해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제가 대신하여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장가가는 아들아! 결혼하여 가족을 이룬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란다. 어떤 때에는 폭풍이 휘몰아치는 망망대해에 나침판도 없이 떠 있는 것만 같은 어려움과 괴로움도 있을 것이고, 온갖 역경도 닥쳐올 때가 있단다. 그러나 배에 중심만 잘 잡는다면 무서운 폭풍우를 뚫고서 네가 꿈꾸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가 있을 것이다.

아들아! 너는 오늘 그 배에 신부 00양을 태우는 날이란다. 이제 인생이라는 배의 선장으로서 배의 키를 잘 잡고 저 평화로운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기를 바란다. 이 아빠는 너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 늘 옆에서 지켜주마.

그리고 며늘아기야! 이제부터는 우리 아들 00가 운행할 한배에 탄 가족이 되었으니, 네게도 한 가지만 부탁하마. 우리 아들 00와 살다보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을 것이고, 속상할 일도 있을게야. 그때마다 늘, 배려하고 인내하며 서로서로 사랑으로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아들아! 네게도 딱, 세가지만 부탁하마.
첫째, 큰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가거라.
둘째, 늘, 신부를 이해하고 감싸주거라.
셋째, 언제나 아내를 믿고 사랑하거라.

우리 아들 00야! 오늘 결혼 축하한다. 행복하게 잘 살거라. 이 아빠는 너를 언제나 믿는다. 사랑한다.
​와! 멋지지 않으십니까? 자. 신랑 아버님께 큰 박수좀 보내 주십시오.

다음으로, 신부 아버님이 사위와 딸에게 꼭 전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같이 기쁜날, 우리사위 0서방! 자네의 나이가 우리 00보다 많은 만큼 인격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그래서 내가 하나만 부탁하겠네. 살다보면 많이 부족한 점도 있을 거야. 그때마다 늘 이해하고, 우리 딸 아껴주게나.

그리고 00야! 네게도 몇가지를 부탁하마. 앞으로 남편과 살면서 이 세가지 만은 꼭 실천하도록 하거라.

첫째로, 조건없는 사랑과,
둘째로,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며,
셋째로, 웃어른을 성심껏 공경하거라.

우리 딸 00아! 결혼 너무너무 축하하고, 행복하게 잘 살거라고 이 아빠는 믿는다. 사랑한다. 우리 딸.

네. 역시 우리 신부님의 아버님도 멋지십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주례로서 한가지 만 당부 드리겠습니다.

결혼은 서로 상대를 통하여 덕을 보자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에게 어떻게 하면 이익이 될까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흔히 사람들은 상대방을 선택할 때, 나에게 어떤 이익이 생길까를 생각하며 상대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 자기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실망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부부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장 나쁜 일입니다.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사랑을 받고자하기 보다 사랑을 주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자 한다면 서운한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오늘부터 신랑은 신부에게, 신부는 신랑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사랑을 더 줄까를 생각한다면, 누구보다도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결혼 하는 신랑 신부에게 배려에 대한 유명한 시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칼릴 지브란의 부부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 시입니다.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 출신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했던 철학자이며 시인으로 칭송을 받는 분입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마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본인에게 주례를 부탁한 신랑과 신부에게 앞으로 영원토록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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