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대전성모병원 박원석 교수, 췌장 분야 ‘명의’ 우뚝
[굿모닝충청인] 대전성모병원 박원석 교수, 췌장 분야 ‘명의’ 우뚝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 국내 최고 권위자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6.08.19 1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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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한참 귀여운 말과 행동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7살 무렵 간염으로 심하게 앓았다. 모든 기억이 토막토막 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만큼 아팠던 기억이다. 안 좋은 일은 겹쳐서 온다고 했던가. 간병을 하던 어머니마저 급성 간염으로 입원을 했고 아이는 퇴원했지만 어머니는 끝내 그러지 못했다.

박원석 교수

죽을 고비 넘기고 의사를 꿈꾸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박원석 교수는 어린 시절 갑작스런 가정환경의 변화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댁에 맡겨졌다. 불행하고 힘들 일들을 연이어 찾아왔다. 그를 돌보던 두 분마저 그가 중학생이 되기 전 모두 세상을 등지셨다. 공부 좀 하는 것 외에 내세울 것 없던 평범한 학생은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뿐,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의 세월이 흘러 아이는 간과 담도, 췌장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됐다. 박 교수는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분야에서 전국 일인자로 꼽힌다.

“지금 와 생각하면 참 불운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막상 의대에 들어갔지만 대학생활 6년 내내 너무 힘들었어요. 공부 외에도 이것저것 참 재밌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나선 의대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너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고나 할까요. 아직도 공부는 너무 하기 싫어요(웃음). 그래서 소화기내과 중에서 가장 몸 쓰는 파트, 그 중 최고로 힘들어 다들 기피하는 막장(췌담도) 파트를 하고 있나 봐요.”

대부분의 췌담관질환 치료가능 ERCP
박 교수가 우스갯소리로 췌담도 파트를 ‘막장’이라고 했지만, 사실 이 분야는 고난도의 내시경 기술을 필요로 한다.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은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십이지장 유두부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담관·췌관에 조영제를 주입시켜 병이 있는 부위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이 기술은 위험도가 매우 높고 다루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2~3㎜ 정도의 아주 가느다란 췌관에 내시경을 삽입해 약물을 투여하거나 담석을 꺼내고, 스텐트를 삽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췌담관에 발생하는 담석, 췌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담도염, 담관염, 담낭염, 췌장염 등은 이전에 대부분 수술로 치료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의료기구의 발전으로 내시경 역행 췌담도 조영술을 통한 담석제거술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또 췌장암, 담낭, 담도암 및 그 외 장기에서 발생하는 종양에 의한 담관 폐쇄시에도 자가 팽창형 스텐트 배액술이나 유두 절제술, 담관고주파 열치료 등 다양한 시술이 적용된다.

어렵지만 선택한 ERCP
이처럼 환자에게 수술 부담을 덜어준 획기적인 시술이지만,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많지 않다. 다른 내시경 시술에 비해 성공률이 높지 않은데다 실패할 경우 췌장염 등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을 하기 위해선 우선 충분한 내시경 경험이 필요해 때문에 다른 내시경에 비해 수련기간이 상당히 길다. 수련을 모두 마치더라도 숙련자의 감독 없이 곧바로 단독 시술을 하긴 어렵다. 또 시술을 하려면 지속적인 방사선 노출의 위험과 무거운 납옷을 입고 오랜 시간 서있어야 하는 등 의료진의 노동 강도가 그 어느 직군보다 높다.

“대학병원에 오기 전 전주의 한 병원 내시경센터에서 위‧대장 내시경을 주로 시행했어요. 반복적인 일상으로 내시경 기술은 늘지 몰라도 저 스스로 진료만족도는 높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북대학병원에 임상강사로 지원했습니다. 이직 이후 월급이 4분의 1정도로 줄어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박 교수는 어찌 됐든 열심히 해서 자리를 잡아야 했고, 그래서 어렵고 힘들지만 췌담도 파트를 지원해 수련을 시작했다.

“어찌 보면 저한테는 딱 맞는 일이었어요. 내시경을 5년 이상 하면서 내시경에는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숙련된 상태였고, 그것을 밑바탕으로 어렵다고들 말하는 시술을 빨리 숙달할 수 있었지요.”

췌담관 내시경 시술 권위자
박 교수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과의 인연은 199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는 인턴을 시작으로 전공의까지 모두 그곳에서 마쳤다. 그 후 10년간 병원을 떠나 군의관, 종합병원 내과 과장, 전북대학교병원을 거치며 스스로를 더 단단히 한 다음 다시 대전성모병원으로 돌아왔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는 박 교수 말고도 위장관 파트를 담당하는 이동수 진료부장, 강상범 과장, 이승우·문성진 교수, 간 및 췌담관 파트를 담당하는 송명준·안효준 교수 등 모두 10명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그 중 박 교수는 현재 췌장 및 담낭, 담도에 발생하는 질환 진단, 내시경 초음파 및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수술 외적인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주로 다루는 질환이 췌장암, 담도암, 간암이다 보니 치료가 잘 돼 완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삶과 이별을 하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인지 환자 분들 중에서도 그분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서로 마음을 교감하고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저에게 의지한 분들이시기에 그분들이 참 오래도록 생각나기도 하고, 제가 힘들 때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돼주시곤 합니다.”
환자들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박 교수의 목표는 그들을 집중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는 췌담도 질환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약 8%로 10대 암 가운데 최하위다. 담도·담낭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박 교수의 첫 처치이자 진료는 약물도 수술도구도 아닌 미소다.

그는 “췌장암이나 담낭암 등은 조기발견이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초음파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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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진 2018-01-19 08:37:27
대전 췌담도 ERCP 시술에 있어 박원석 교수님 시술 능력은 최고입니다.
교수님의 소식을 기사로 보니 감동입니다. 건강하시고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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