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생일에 또 만나요!” 8년째 을지대병원 찾는 미국 소녀
“내년 생일에 또 만나요!” 8년째 을지대병원 찾는 미국 소녀
신생아였던 엘리나 지켜준 을지대병원… 해마다 한국 방문, 감사의 마음 전해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6.08.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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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을지대학교병원) 왼쪽 아래부터 테드 아담스(엘리나 부), 카얀 아담스(엘리나 동생), 엘리나 아담스, 타이스 아담스(엘리나 모),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장 김승연 교수(엘리나 뒤 초록색 상의)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병원이라면 울상부터 짖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하얀 가운의 의사와 간호사의 품에 스스럼없이 폭 안긴, 갈색머리에 이국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한 소녀가 속삭인다. “을지대병원 오는 날은 내 생일이에요!”

2009년부터 8년째 을지대병원 신생아실(신생아집중치료센터)을 방문하고 있는 이 소녀의 이름은 ‘엘리나(Alina)’. 미국 아이다.

타국에서 맺은 인연, 고마운 만남

미국인 아담스 부부는 2004년 처음 한국에 와 그들의 일터가 있는 대전에 정착해 살던 중 2009년 첫 아이 ‘엘리나’를 임신했다.

출산 예정일보다 두 달 이른 같은 해 8월, 아담스 부인은 갑작스런 진통이 있어 급히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산전고혈압이 의심되며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한 상태라 당장 분만해야하는데 이곳에서는 어렵다”며 을지대병원을 권했다.

응급실을 통해 을지대병원을 찾은 산모는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고 약물을 투여했지만 호전되지 않아 여러 분과의 협진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30주 만에 세상으로 나온 엘리나는 스스로 숨 쉬는 것도 버거운 1.4kg의 미숙아였다. 엘리나는 인큐베이터와 벤틸레이터(신생아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병원 신생아실에서 두 달 가까이 자랐고 마침내 건강을 찾았다.

“축복을 지켜준 병원에 감사해”

아담스 부부는 “첫 아이라 특히 미숙했던 우리는 타국에서 생활하며 낯선 문화와 서툰 의사소통 등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그때마다 을지대병원이 큰 의지가 됐다. 퇴원 후에도 아이가 아플 때 늦은 시간에 전화해도 항상 친절하게 대해 고마움이 크다”고 말했다

2010년 8월 25일, 아담스 부부는 엘리나의 첫 돌을 맞아 신생아실을 찾은 이후로 엘리나의 생일 때마다 을지대병원의 방문이 계속해서 이어져 온 것. 2012년 겨울에는 엘리나의 동생 카얀(Kyan)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작고 여린 생명에 도움의 손길을 건넨 곳

엘리나의 부모는 “또래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언어 습득도 빠른 영특한 아이”라며 “지금까지처럼 건강하게, 다양한 꿈을 꾸며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장 김승연 교수는 “엘리나뿐만 아니라 ‘이른둥이’들이 만삭아 못지않게 건강하게 성장하고, 여러 가지 재능에 두각을 보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엘리나 역시 앞으로도 또래 아이들보다 건강하게 잘 자랄 것”이라고 응원했다.

올해로 12년째 한국에서 지내는 아담스 부부는 엘리나가 성인이 되어도 신생아실을 매년 방문하며 기념하고 축하할 계획이다.

아담스 부부는 “을지대병원은 엘리나가 세상 밖에서 숨 쉴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곳”이라며 “우리 가족은 앞으로도 작은 생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 준 이 곳 신생아실을 매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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