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잠에서 깨다… 부여 능산리 '백제 왕릉급' 고분 발굴
1500년 잠에서 깨다… 부여 능산리 '백제 왕릉급' 고분 발굴
문화재청 "기록상 왕릉급 고분 4기 실체 확인, 고분 3기 추가 발견"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6.09.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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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산리서고분군 전경. 중앙 붉은색 왼쪽이 10호분, 오른쪽이 8호분. 사진=문화재청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부여군(군수 이용우)은 지난 6월부터 충남 부여군에 있는 부여 능산리(산 36-14번지) 고분군 서쪽지역 발굴조사에서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고분 4기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3개의 고분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또한, 기존 4기의 고분 중 일제강점기에 이미 발굴된 적이 있던 고분 1기에 대한 재발굴조사와 또다른 고분 1기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이들 두 고분이 왕릉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은 일제강점기에 세 차례(1915년, 1917년, 1937년)에 걸쳐 조사가 이뤄지면서 총 15기의 고분이 확인됐고, 이후 1960년대에 봉분을 정비하다가 고분 2기가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는 총 17기의 고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1917년 발굴조사 결과보고서인 '大正6年度古蹟調査報告(1920)'에 능산리 왕릉군 서쪽에 왕릉에 버금가는 고분 4기(서고분군)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고분 3기의 존재가 추가로 확인되고, 여기에 발굴조사된 고분 2기는 왕릉급이라는 사실까지 확인됨에 따라 추후 조사가 마무리되면 백제 왕릉의 축조기법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능산리 고분군은 지난해 7월 백제 왕릉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다른 백제 유적들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바 있다.

능산리서고분군 전경. 왼쪽이 10호분, 오른쪽이 8호분. 사진=문화재청

이번에 발굴조사 된 2기(8호분과 10호분)는 지름이 15~20m 정도 길이의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굴식돌방무덤) 구조인데,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 확인되는 호석(護石)이 두 고분 다 봉분 바깥으로 둘러져 있었다.

연도(羨道) 문밖에서는 옻칠과 함께 금으로 도금된 목관 조각과 금동 못 등의 유물이 발견됐으며 목관의 소재도 수종 분석 결과 고급나무인 금송(金松)으로 확인됐다. 금송으로 목관을 짠 사례는 공주 무령왕릉 등 왕릉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어, 이번에 조사된 고분 2기도 모두 백제 시대 왕릉급 고분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무덤 옆으로 통로를 내어 돌방으로 내부를 만든 구조
* 호석(護石):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
* 연도(羨道): 고분의 입구에서 유골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 묘광(墓壙): 무덤 칸이나 곽 또는 관을 넣기 위하여 판 구덩이

8호분 묘두부 노출.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발굴 당시 봉분의 모양, 호석, 묘광과 석실 등 조성 당시의 원형이 전체적으로 잘 남아있어 이번에 발굴한 고분 2기는 백제 왕릉급 고분의 규모와 축조기법, 조성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 가치도 매우 높은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이번 고분 발굴 성과를 토대로 능산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해나가는 한편, 조사 결과를 기본 지침으로 하여 고분군 정비ㆍ복원과 관리 방안을 수립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를 통해 능산리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한층 드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다.

8호분 연문 노출. 사진=문화재청
10호분 묘두부와 연문시설. 사진=문화재청
8호분 내부.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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