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75세 사나이 입니다. 나이 먹어 이런 질문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부끄럽게도 얼마 전 승강기에서 이웃집 처자의 가슴을 저도 모르게 쓰다듬었습니다. 현재 성범죄로 경찰조사 중에 있습니다. 노인성범죄의 경우 나이로 경감되는 사유가 좀 있을까요? 솔직히 고백하면 독신이다니 보니 자주 성충동을 느낍니다. 나만의 문제일까요?(청주)
A. 이유야 어쨌든 어르신답지 않게 큰 잘못을 하셨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성범죄의 경우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처벌이 됩니다. 연세가 많으시다고 해서 노인성 범죄 처벌 형량이 감경 되는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일단 해당하는 내용은 형법 제298조에 의한 강제추행에 해당됩니다.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추행하였을 경우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또한 성폭법(성폭력특례법)에 의하여 신상정보공개 처분이 관할지역에 배포 관리되어 집니다.
어르신이 처한 상황의 경우 고의성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CCTV 등의 증거가 확실히 있을 경우 무혐의, 기소유예 방향으로 변론을 준비하시는 게 맞습니다. 일단 주어진 상황에서 무죄를 입증하려면 증거, 증인 등을 섭외하던지 또는 해당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 및 기소유예를 받아 낼 것인지 방향을 잡아 미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고 할지라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형벌이 가볍지 않기 때문에 한순간에 전과자로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빨리 성범죄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사건 해결에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노인 성법 죄에 대한 판례를 보면, 여중생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80대 노인이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뒤 세 차례나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이 노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해 오히려 범죄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단순히 고령을 이유로 노인 성범 죄자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청의 성폭력 범죄 가해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2010년 955명이었던 61세 이상 노인 성폭력 피의자는 2015년에는 1669명으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노인 성범죄자 구속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성범죄 엄단을 원하는 국민 법 감정과 여전히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70대 이상 노인이 저지르는 성범죄가 최근 2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2년 306건이던 70대 이상 노인 성범죄가 2015년에는 500건에 육박했습니다. 이처럼 노인들의 성범죄 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노인들의 건강연령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제대로 시간을 보내거나 그들의 생활을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습니다. 여가생활을 건전하게 보낼 수 있는 분출구가 없고 또 거기에 노인의 성문화를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 음성적으로 표출되는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노인의 성문제가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음란물들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간접적인 이유지만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결국은 노인들의 성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라든지 근본적인 대책, 개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물론 어떠한 이유로도 범죄를 합리화할 수는 없지만,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되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즉 노인의 평균연령과 건강연령이 높아지고 있고 노인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그렇게 빠른 속도로 그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생활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장치와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노인의 성생활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변해야 합니다. 즉 궁지에 몰렸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고 인식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인의 성적인 욕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분들보다 굉장히 강합니다. 흔히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성과 관련된 문제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 하소연 하는 어르신들이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제 사회가 어르신들을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