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가족친화경영, 일과 생활의 균형은 왜 중요한가
[시사프리즘] 가족친화경영, 일과 생활의 균형은 왜 중요한가
  • 안수영
  • 승인 2016.09.23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수영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굿모닝충청 안수영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추석 연휴를 보내고 우리는 다시 일터로 돌아 왔다. 며칠간은 명절 잘 보냈냐는 인사를 주고받곤 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노동시간이 길다는 사실을 구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평소 우리의 일상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 만큼 일이 중심인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흔히 먹고 살려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일에 치여 가족 혹은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는 데는 소홀하다. 오늘 우리의 자화상은 이렇다.

가족은 언제나 일 다음 차례에 놓이는 것이 온당한가. 생계를 위해 얼마나 더 일하는 것이 적당한가. 2000년대 들어서 이런 물음들이 제도 안으로, 정책 속으로 대입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정책의 틀이 새로워지고 기업의 경영방식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좋은 기업은 몇 가지 공통된 규준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그 실천의 본보기가 바로 기업의 가족 친화성이다

기업이 가족친화경영을 내세우는 이유는 단지 기업 이미지 개선에만 있지 않다. 근로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이 기업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가족의 생활을 인정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이 높아진다.

휴가를 권장하고 회식과 야근을 줄이고 출퇴근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노무방식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제고시킨다.

가족 친화적인 기업일수록 근로자의 이직률이 낮아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즉 가족친화경영은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는 효과적인 경영방식으로 선택되는 것이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는 가족친화제도는 200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되고 연이어 2008년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꾸준히 확대되었다. 초기 가족친화제도는 자녀를 둔 기혼여성 근로자의 양육 부담을 더는 것이었으나 지난해 ‘양성평등기본법’ 시행과 더불어 남성과 여성이 함께 참여하고 분담하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지향하게 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개선하여 근로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家양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가족친화기업’을 인증하고 직장환경을 가족 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한 가족친화기업은 작년 말까지 1,363개의 기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초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중심이었던 가족친화기업은 최근 중소기업 숫자가 증가하여 역전되었다.
가족친화기업은 쇼핑회사, 제약회사, 보험사, 통신사, 화장품회사, 병원 등등 업종과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가족은 우리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보편적 가치이자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친화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업체에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말하는 것이 한참 낯설다. 무엇이 중요하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경영주의 공감 역시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가족 친화적으로 재편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시간은 느릴 것 같다.

한동안 우리는 OECD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좋은 사례로 빌려올 것이다. 그럼에도 비로소 삐죽삐죽 새싹을 내민 기업의 가족친화경영이 한걸음, 한걸음씩 힘차게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
일과 생활이 충돌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사회환경은 어디서나 중요하다.

건강하고 행복한 일터는 근로자의 생활과 균형을 이룰 때 더욱 반짝이고 오래 갈 수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영화 곡성의 대사를 곱씹어 본다. 뭣이 중헌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