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인 도복희 시인, 제3회 전국계간지 작품상 수상
지역 문인 도복희 시인, 제3회 전국계간지 작품상 수상
'조련사' '서해, 그곳' 등 계간지 '시와 정신' 등 전국 7개 계간지 가을호에 동시에 실려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6.09.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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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시인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대전지역에서 활동중인 도복희(51) 시인의 시가 전국 계간문예지가 선정하는 ‘제3회 전국계간지 작품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상작은 도복희 시인이 지난 2015년 계간지 ‘시와 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조련사’와 같은 해 10월에 웹진 월간 공정한 시인의 사회에 발표한 ‘서해, 그곳’ 등 두 편으로 이 두 시는 계간지 ‘시와 정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들 수상작은 계간지 ‘시와 정신’ 비롯해 리토피아, 문예연구, 미네르바, 시와 사람, 열린 시학, 다층 등 전국 7개 계간지 가을호에 도복희 시인의 신작시 ‘슬픔의 색’과 함께 동시에 실렸다.

심사를 맡은 한남대 김완하 교수(시인)와 대전대 송기한 교수(비평가)는 “도복희의 시는 상상력의 폭이 대단히 넓고 크다. 또한 언어의 운용도 비유 영역이 매우 높고 활달하다”며 “무엇보다 나태하고 진부한 현실을 뛰어 넘으려는 의지의 산물로 요약된다. 작품상에 선정된 ‘조련사’와 ‘서해 그곳’에서도 그 점은 잘 나타나고 있다”고 평했다.

도복희 시인은 “시 쓰는 일에 대한 절망이 익숙해지고 있을 때 ‘계간지문학상’ 소식이 전해졌다”며 “끝까지 분명하게 가라는 격려로 받아들인다. 진짜 시인이 되는 멀고 가파른 길에서 물러나지 않아야 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국 계간지작품상은 1년에 한 번 씩 열리는 전국 계간문예지 편집인 대회에서 선정되며 올해는 도복희 시인(시와 정신)과 함께 박하리(리토피아), 이세영(문예연구), 윤은영(미네르바), 이선미(시와사람), 이기영(열린시학), 박수빈(다층) 등 7명 시인의 작품이 각 계간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음은 도 시인의 계간지 작품상 수상작 ‘조련사’와 ‘서해, 그곳’ 전문.

조련사

무화과 숲을 통과하여 왔어요

첫날은 검은 우산 속으로 장대비가 들이쳤죠

나는 까마귀 조련사로 이직을 신청했고요

신종직업으로 분류된 상태에서

칠일 만에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져

십칠 층 계단을 오르면서

깃털 고르는 방법에 대해 정리했어요

운전면허 이론시험처럼 정답만 달달 외우기 시작했죠

위로 오를수록 바람이 무성해지더군요

정오에 도착해서 초인종을 눌렀어요

고압전선에 앉아 있던 까마귀들

이주한 십칠 층 허공이 내 일터입니다

도착한 후, 창문을 떼내어 바람을 교체하는 일이 첫 번째 과제죠

검은 날개와 상태와 눈빛의 밝기를 체크하여

알맞은 먹이를 곳곳에 놓아 두어야 합니다

둥지 곳곳을 살펴

깃털이 상하지 않도록 모서리를 다듬는 과정도

빠뜨려선 안돼요

나는 훈련받은 까마귀 조련사입니다

새롭게 시작한 일이어서

계단을 줄이는 것이 뜻대로 안되지만

새로 돋아나기 시작한 날개가 적응해 갈 거예요

난간을 붙드는 일이

무료를 견디는 오전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걸 알아요

서해, 그곳

퇴락한 어촌의 끝 집,

바다로 난 뒷방을 얻어 우리, 숨어살까

저녁에 묻어온 해풍이 창문을 들썩거리는 동안

누구도 발견 못한 백골처럼 누워있을까

폭우가 휩쓰는 백사장에서 맨발로 지탱하는 밤

손과 손만 남아 서로를 끌어잡는 온기에 기댈게

괭이갈매기가 바람을 가르는 해변

무리지은 새떼에 갇혀 몇 개의 계절을 그려낼게

둥글게 말린 오후가 바닥을 굴러다니며

쏟아내는 소리에는

퇴화한 물고기의 눈이 떠다닐 거야

수평선이 달빛을 품는 동안

잠들지 못한 우리의 호흡은 하나로 엉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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