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화환이요? 마음은 고맙지만, 사실 자리만 차지하고 나중에 버릴 때 돈만 쓰더라고요. 그럴 바엔 나누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업’을 생각하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축 개업’이 새겨진 화환들이 가게 주변을 둘러싸는 것을 생각하길 마련이다. 이처럼 화환은 개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화환을 정중히 거절하는 사장님이 있다. 심지어 다른 걸 받아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다고 한다. 당연히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시골한우·시골돼지’ 개업을 앞둔 오진호 허니빈스 대표.
고깃집인 시골한우 시골돼지는 허니빈스의 새로운 프렌차이즈점으로, 오 대표는 28일 대전고용센터 근방(대전 서구 탄방동 662번지 삼현빌딩)에 위치한 이 가게의 개업식 및 고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 대표가 화환을 정중히 사양하는 이유는 4년 전 경험 때문이다.
그 때 그는 수제쿠키 전문점인 허니빈스의 창업을 시작했다. 당시 들어온 화환만 200여개. 화환을 가게에 넣었다 꺼내기도 힘들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한다. 결국 오 대표는 100만원을 들여 이 화환들을 정리했다.
이렇게 화환들이 의미 없게 버려지자 그는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 대표의 기부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그의 기부 및 봉사활동은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모금활동 ▲대전역 동광장 배식봉사 ▲맘스클럽인 ‘도담도담’ 30만원 상당 쿠키 기부 등 다양하다.
그가 기부와 봉사에 몸을 던지려는 이유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어릴 때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져 어머니 혼자 식당을 다니며 우리 삼형제를 키우셨는는데 식당에서 얼마나 많이 벌겠는가”라며 “그래서 나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신문배달을 했다”고 회고했다.
신문배달은 1년 365일 쉴 수 없었다. 남들처럼 따뜻한 집에서 TV를 보며 살고 싶었다. 그렇게 힘들게 살던 그 때, 한 종교단체가 신문 배달하는 초등학생들에게 현금과 점퍼, 음식을 줬다. 따뜻했던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는 쌀을 받는다. 마음은 감사하나, ‘버려지는’ 화환 대신, ‘나눠지는’ 쌀로 의미를 더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쌀로 주시면, 나누겠습니다”
한편, 개업식은 28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정식 가게 오픈은 그 다음날인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