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일산화탄소 확 줄인 ‘자살방지용 번개탄’ 개발 시급
[커버스토리] 일산화탄소 확 줄인 ‘자살방지용 번개탄’ 개발 시급
중금속 위에 고기 굽는 대한민국 - ‘번개탄 자살’ 막아야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6.09.30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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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2014년 우리나라 국민 1만 38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중 15.4%인 2125명이 번개탄 가스 등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하루 스스로 목숨을 끊은 37명 중 6명가량이 번개탄을 이용한 것이다. 2007년 만해도 번개탄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는 66명에 불과했다. 7년 만에 32배나 증가 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제조 또는 시판되는 번개탄의 성분은 바뀌지 않고 있다. 오늘 저녁에도 전국의 수많은 식당이 숯불 연기에 고기 굽는 냄새로 진동할 것이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캠핑 족들이 산과 들, 바다를 찾게 되는데 바비큐가 빠지면 허전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우리나라 캠핑 추산인구는 약 500만 명에 달한다. 문제는 참숯과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고기를 굽는 대부분의 성형 숯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성분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형 숯의 실체를 파헤쳐 봤다. [편집자 주][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일명 번개탄으로 불리는 착화탄은 연탄불을 붙이는 본래 용도를 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데까지 사용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 스타PD인 고 김종학 씨, 탤런트 안재환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이 번개탄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번개탄을 활용한 자살 건수는 2007년 66건에서 2014년 2125명으로 8년 간 32배나 증가했다.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률이 전체 자살 사건의 10%를 넘은 지 오래다.

번개탄이 연소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CO)를 줄이거나 판매를 금지하면 자살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판매금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가 결국 선택한 것은 일산화탄소가 거의 나오지 않는 번개탄의 개발이었다.
복지는 2014년 부산의 한 국립대에 과제사업으로 ‘일산화탄소 초저감 착화탄’ 개발을 의뢰했다. 대학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저감제를 첨가한 번개탄은 기존 번개탄 대비 최대 30% 가까이 일산화탄소 감량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일산화탄소 저감제 단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이 어려워 실제 시장에 내놓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대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억 원이 넘는 개발비용을 들여 지난해 말 ‘일산화탄소 초저감 착화탄’ 개발을 완료했다. 문제는 완성하고 나니 생산 단가가 30%까지 올랐고, 여기에 생산 설비 교체 비용까지 포함하면 단가 때문에 시장에 내놓는 것이 무의미할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 과제와 별도로 현재 또 다른 국내 한 대학에서 일산화탄소를 거의 없앤 번개탄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개발 완성 단계인 이 번개탄은 연소 시 방출되는 일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기존 번개탄 공정대비 원가상승이 크지 않아 곧바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해당 번개탄은 숯이 아닌 가열해 말리거나 그을린 반숯(Torrefied wood)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착화제와 착화지연제 등의 유해 화학물질도 사용하지 않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국에서도 연료 등의 일산화탄소 함량을 줄이거나 판매 방식을 바꿔 자살률을 떨어뜨린 사례가 있다.

울산대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1960년대 후반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배기가스(일산화탄소)흡입에 의한 자살 또한 대폭 증가했다. 이에 정부가 1974년 촉매변환기를 도입하자 배기가스 일산화탄소 농도가 75% 감소됐고,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자살률도 대폭 줄었다.

영국의 경우도 1960년대 석탄가스가 가정 난방용으로 사용되면서 석탄가스를 이용한 일산화탄소 자살률이 증가하자 제조단계에서 일산화탄소를 대폭 줄였다. 이렇게 해서 석탄가스 중독 자살도 상당부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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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하남시 등 번개탄 판매개선 캠페인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누구나 쉽게 번개탄을 구입해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판매방식에 대한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홍콩이나 대만의 경우 번개탄은 매장 내 별도의 보관함에 담겨 관리되다 손님이 요구할 때만 판매되고 있다. 또 번개탄을 판매할 때 사용목적과 전화번호를 받아두는 등 자살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년전부터 각 지자체 차원에서 도입,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은 담배처럼 번개탄을 ‘직접’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운동으로, 지난해 9월 경기도 자살예방센터·화성시 자살예방센터가 홍콩 사례를 벤치마킹해 도입했다.
경남 김해시는 5개 면지역 마트 25곳을 시범적으로 선정, 번개탄을 매장에 진열하지 않고 구입을 원하는 경우 용도를 묻는 한편, 판매할 때도 자살 예방 문구가 적힌 상자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건강증진센터도 최근 번개탄을 판매하는 5개 업소와 함께 '생명사랑 실천가게'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맺은 마트는 번개탄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판매하고, 자살 예방 문구가 있는 낱개 포장 번개탄을 판매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위해 번개탄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쉽게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판매 규제가 번개탄 자살을 1차적으로 막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번개탄 자체의 일산화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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