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요하의 작은옹달샘] 북한 인권 운운하면서 수해민은 외면한다?
[지요하의 작은옹달샘] 북한 인권 운운하면서 수해민은 외면한다?
[주장]함경북도 피해민을 도와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 지요하
  • 승인 2016.10.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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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요하 소설가

[굿모닝충청 지요하 소설가] 국내 언론에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대다수 국민들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지난 9월 초 북한 함경북도 지방에 태풍으로 인한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실종됐으며 2만 채의 가옥이 침수됐다. 이재민은 1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대북 민간지원단체인 '평화3000'은 모든 회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긴급 수해지원 모금 캠페인을 벌였다. '평화3000'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나도 재난을 당한 북한 동포들을 돕기 위한 이 나눔 행사에 즉각 호응했다.  자연재해 피해 입은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

사단법인 '평화3000'은 2003년 창립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북한과 한국,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생활·교육·의료 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내와 함께 주로 북한 쪽으로 지원의 폭을 넓혀왔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교류가 차단돼 '평화3000'의 대북 지원활동도 발목이 묶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2005년 10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천주교 '작은형제회' 석일웅 수사와 함께.

그에 따라  '평화3000'은 베트남과 라오스, 필리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북한에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접하고 다시금 여러 가지 방업으로 북한 수해복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에는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이 여러 개 있다. 

그들은 일찍이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를 구성했다. '북민협'은 최근 긴급회의를 통해 북한의 홍수 피해에 대한 긴급 모금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평화3000'은 이 '북민협'의 상임위 단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남북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도주의 운동으로서, 또 민족화해운동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온 '평화3000'이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라는 인식하에 '평화3000'은 '북민협'의 결의에 따라 모금 캠페인을 벌이게 됐고, 나도 즉각 동참한 것이다.

우리나라엔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한 '북한인권법'이 있다. “재해 등으로 인하여 북한 주민에게 발생한 긴급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인권법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현 정부는 위기상황에서의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입에 담으면서 홍수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을 외면한다는 것은 몰염치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농민 백남기 선생이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이승을 하직한 다음날 내가 적을 두고 있는 태안성당에서 백남기님의 영혼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그 위령미사를 지내며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민들 생각을 많이 했고, 아울러 북한 주민들도 떠올리곤 했다. 쌀이 남아돈다는데... 지금이 적기다

북한 묘향산에서 2005년 8월 14일 북한 묘향산에서 북한 여성과 함께.

우리나라엔 현재 쌀이 남아돌아가고 있다. 묵은 쌀은 동물사료로 사용한다는데, 그러고도 앞으로 더욱 많이 창고에 쌓이게 될 것이다. 쌀이 남아돌아가니 국민들은 양식 귀한 줄을 모른다. 쌀값은 더 떨어지고, 농민들은 농사의 보람도 자부심도 깡그리 잃고 말 것이다. 

남아돌아가는 쌀을 북한으로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북한은 지금도 식량 문제가 심각하다는데, 남한에서는 쌀이 남아돌아가는데도 북한의 식량 문제를 외면한다는 것은 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상시도 아니고 지금은 북한이 대규모 홍수 피해를 당한 긴급한 시기다. 이 기회에 북한의 홍수 피해 구호와 복구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세계가 감탄할 것이다. 

나는 2005년의 이맘때를 그리워하곤 한다. 어언 10여 년 전의 일이다. '평화3000'의 일원으로 평양에 갔다. 평양에서 일박하고 묘향산 구경도 했다. 묘향산에서 일행과 함께 술잔을 나누며 백두산 이야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중국 땅(옛날에는 우리 땅이었지만)을 밟고 백두산을 오르면서 중국 땅이 아닌 북한 땅을 밟고 백두산을 오르고 싶어 했던 그 소망을 뜨겁게 회억했다. 

언젠가는 북한 땅을 밟고 백두산을 오르는 날이 올 것임을 확신했다. 내 생전에 반드시 북한 땅을 밟고 백두산을 오르리라 다짐했다. 진실로 그 소망이 가까운 시일에 이루어질 것으로 믿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때를 놓치지 말아야

묘향산 보현사 2005년 10월 14일 북한 묘향산의 보현사 대웅전 팔각13층석탑 앞에서.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교류는 틀어져 버렸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로 넘어와서는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민족화해의 길은 단단히 막혀버렸고, 민족통일의 길은 안개 속으로 파묻히고 말았다. 

암울하고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자의적으로 개성공단마저 폐쇄하여 남북의 모든 통로는 막혀 버리고 위기상황만 고조되고 있다. 안보 강조가 모든 가치들을 짓누르고 있는데, 그 안보도 실은 '정권안보'의 성격이 짙다. 

지금과 같이 남북의 통로가 모두 막혀버린 상황에서는 경제 숨통도 막힐 수밖에 없다. 남북의 통로는 국가 경제면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북한 땅을 통해 만주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까지 가는 길이 열리지 않고서는 한국 경제는 위축의 길을 면할 수 없다. 

내년의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 우선적으로 남북 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북한 함경북도의 자연재난에 정부 차원에서 구호의 손길을 뻗쳐야 한다. 피해 규모가 심각한 상태다. 겨울이 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북한 북부 지역의 겨울은 기온이 영하 25℃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수재민들이 다가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와 피해복구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늘이 남한에게 준 기회임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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