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자원봉사 노쇼(no-show)
[시민기자의 눈] 자원봉사 노쇼(no-show)
  • 손석현
  • 승인 2016.10.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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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개발지원팀장

[굿모닝충청 손석현 충청남도자원봉사센터 연계협력팀장] 자원봉사센터로 걸려오는 전화 중 제일 반가운 전화는 “자원봉사 하고 싶은데 어떻게 참여해요?”라는 질문이다. 자원봉사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 물어 보는 참여 열정에 감사 인사로 화답한다. 그 다음 전화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요?”라는 문의다. 자신이나 주변에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자원봉사센터의 문을 두드려 주시니 이 또한 감사합니다.

반대로 자원봉사센터에서 제일 받기 싫은 전화가 있다. 바로 “자원봉사 신청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가요”란 전화다. 그나마 자원봉사 활동 전날이나 이른 아침에 전화를 걸어와 참여가 어렵다는 상황을 일러주니 다행이다. 역할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다른 자원봉사자를 찾는 시간적 여유라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자발적 참여가 자원봉사의 가치이니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이해한다. 

제발 이러지 맙시다
그런데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해서 다른 사람의 봉사참여의 기회도 막아 놓고 활동 당일이 되도록 그 어떤 전화연락이나 소식을 전하지 않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봉사자들이 있다. 극히 일부지만 말이다. 이를 일컬어 ‘자원봉사 노쇼(나타나지 않음·예약부도)’라고 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리우올림픽에서는 조직위가 자원봉사자들에게 장시간의 근무를 강요하고, 열악한 식사를 제공하여 자원봉사자 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음과 동시에 미리 자원봉사에 신청한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최근 우리 충남도에서 펼쳐진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사전에 계획된 대로 역할을 부여받는 모 대학생들이 바쁜 학사일정으로 행사 당일 대거 불참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진땀을 뺐다.

이뿐만 아니다. 농촌의 일손을 돕고 싶다며 신청서까지 작성하여 보내놓고 생각보다 신청자가 많지 않다는 이유, 다른 곳으로 활동장소를 옮겼다는 이유, 숙박 장소가 불편하다는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활동 자체를 취소해 버리는 경우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거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던 농촌마을 어르신들에게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그래서 인지 최근 농촌마을에서는 농촌 일손돕기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허다하여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 주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작년 타 지역에서 개최된 마라톤 대회에서는 행사 진행을 돕기로 한 자원봉사 지원자 800명 중 200명이 연락도 없이 당일 나타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1 학습지도를 해 줄 고등학생 20명을 모집하는데 100여명이 신청하여 참여 열기에 놀랐는데 정작 봉사 당일 실제 나타난 봉사자는 고작 7명뿐이었다. 그 결과 학습 지도를 받기로 한 초등학생들 중 일부는 돌아가고, 3~4명이 그룹 학습을 받은 사례도 있다. 도움이 절실했던 이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는 일이다. 

도움을 주겠다면서 약속을 어기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묵묵히 땀 흘리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손길을 내미는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까지 퇴색시키는 ‘자원봉사 노쇼’ 제발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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