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공섭의 포토에세이] 대청호반에 마음을 심다
[길공섭의 포토에세이] 대청호반에 마음을 심다
  • 길공섭
  • 승인 2016.10.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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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공섭 사)대전동구문화원장, 시인/사진작가

[굿모닝충청 길공섭 사)대전동구문화원장, 시인/사진작가] 새벽 4시쯤이면 느낌으로 눈을 뜬다.
나는 항상 일상에 특별함이 없으면 대청호를 달린다.
물안개 뒤덮인 대청호를 생각하며 카메라 가방을 챙긴다.  행여 가족들이 깰라 까치발로 살금살금 나와서 애마에 시동을 걸 때엔 마음은 벌써 대청호에 가 있다. 주산동 고갯마루를 지나 추동마을 앞을 달릴 땐 코끝에 상쾌한 싱그러움이 내제된 끼를 불러낸다. 대전 자양동에서 대청호까지는 약 12km, 20분 남짓 이면 계족산 중턱에 도착한다. 오늘은 자연의 신비한 유희를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먼동이 희미하게 터오고 있는 백골산과 채봉골 자락 위로 운해(雲海)가 깔려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내 손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시선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백골산 자락을 보면서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에 릴리즈를 장착한다.

서서히 먼동이 밝아오면서 붉게 물들어오는 백골산과 채봉골 굽이굽이 유희하듯 춤을 추는 운해는 자연의 위대함을 각인시켜주는 시간이다. 이런 자연의 아름다운 장관과 감동을 어떠한 언어로도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자연의 숭고함과 웅장함에 흠뻑 취해서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보면 운해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태양! 이것은 오직 대청호의 자연적 태생적 조건에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의 용트림인 것이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함에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

대청호 둘레에는 오묘하고 아기자기한 풍광과 생명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운치와 흐름들,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의 동반자이며, 친구이며, 사진인생의 스승인 것이다. 추동에서 대청호를 돌아 세천을 거쳐 회남까지 대청호반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는 에너지를 듬북 안겨주는 건강코스다. 대청호반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느낌과 맛이 다르고 나름 독특하며 어제와 오늘이 다르며 아침과 저녁이 다른 자연의 교과서다. 계족산으로 지는 태청호의 낙조는 황홀한 바다로 변한다. 곱게 물든 호반에 쪽배라도 하나 떠 있을때면 나를 심연의 세계로 안내한다.

매년 11월부터 3월까지 대청호에는 물안개와 함께 운해가 기온의 변화에 의하여 자주 드리운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반에 고기잡이 어부의 노 젓는 소리와 함께 대청호반의아침은 시작되는 것이다. 대청댐 수문 밑에는 언제부터인가 철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해서 지금은 철새 군락지로 사진애호가들이 자주 이용하는 자연 스튜디오가 된지 오래다. 해질녘에 철새들의 웅비하는 모습은 감동의 군무(群舞)를 감상하는 것 같아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간직한 대청호로 우리에게 각인 되었다. 지금은 대청호 둘레길을 4~5군데 개발하여 대청호에서 건강을 챙기고 자연을 즐길 수 있게 하여 대전시민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둘레 길을 즐기기 위해 자주 찾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엠티비(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해 자전거 두레 하이킹 코스도 개발되어 운영하고 있다. 마산동 할매묵집에서 우회전하면 일방통행로인 농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8km 쯤 가면 찬샘골 찬샘정이 나온다. 찬샘정 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은 세속을 벗어난 고요함과 정숙함에 심신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아도 좋을 듯싶은 곳이다. 찬샘골 가는 길목 양 옆에 펼쳐지는 풍경 은 농촌의 포근함, 아늑함, 농부들의 구슬땀이 함께 어우러진 길은 우리에게 자연 그 이상의 느낌을 선물한다.

그리고 추동 아랫마을 주산동 주민들이 매년 1월 1일 마을 뒤편에 있는 고봉산성 마루에서 새해 첫 태양에게 떡과 술과 안주 등을 장만해 와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며 마을사람들의 단합도 함께 한다. 그 행사에 필자도 매년 가족과 함께 어울리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다짐하며 새해 첫 일출을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대청호반 주변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도 곳곳에 많이 산재해 있다. 추동 동명초등학교 위쪽에 옛 추동사무소 자리에 대청호 자연생태 학습장이 들어서 있어 대청호의 생태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매년 국화꽃 전시회도 열리며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애용하고 있다. 대청댐 부근에는 물박물관, 잔디광장, 등이 잘 정비되어있어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고, 대청호가 만수일 때 수문을 열면 그 장관 또한 대단하다. 굉음을 내면 뿌리는 물보라와 어우러진 빛의 함성이 주는 감동 또한 대청 호반 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나와 함께하는 대청 호반은 내 사진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하며 그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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