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교육감의 '발끈'… 그리고 대안학교
김신호 교육감의 '발끈'… 그리고 대안학교
노트북을 열며 I 천지아 교육·문화팀장
  • 천지아 기자
  • 승인 2013.02.13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천지아 교육·문화팀장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국가 공공기관이 교육을 위해 설립하는 학교를 (주민에게) 검사 맡고 해야 합니까. 주민 반발을 이해할 수 없네요.”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다. 한 국회의원이 대안학교, 과학고 설립 차질을 질타하자 발끈한 것이다.

‘그동안 주민 반발로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얘기를 할까’라는 안타까움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대전 교육의 수장인데 어떻게 국감에서 저런 말씀을 하시지?’란 생각을 하게됐다. 씁쓸했다. 꽉 막힌 대전 교육행정의 소통력에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얘기를 대안학교로 옮긴다.
지금 이 시간. 많은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방황하고 있다. 특히, 대전 학생들의 학업 중단률은 전국 최고다. 학업 부적응·중단 학생들을 위한 공립형 대안학교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전의 대안학교 추진은 표류하고 있다.

교육청은 당초 유성중 부지에 대안학교 설립을 검토했지만 재개발로 계획을 접었고, 성북동 방성초(폐교) 부지에 대안학교를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포기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곳이 용문동 용문초 부지. 시교육청은 이곳에 대안교육+직업교육 과정인 ‘용문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민 반대로 발목이 잡히면서 용문학교는 대안교육을 뺀 기술학교로만 운영키로 했다.

이후 교육청은 어떤 행보를 보였나?
한 사립초를 대안학교로 인가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요재미 학교’다. 개교를 코 앞에 둔 이 대안학교의 실체는 당혹스러웠다. 시민들이 생각했던 대안학교가 아닌 월 학비 100만원에 달하는 영어 몰입식 국제 초등학교였던 것이다.

대전의 공립형 대안교육은 필요하다. 아니 절실하고 시급하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보면 답답하다 못해 김 교육감처럼 불끈할 것만 같다.

물론, ‘님비현상’에 가로막혀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대전 교육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대안학교 설립이었다.
교육감은 강력한 의지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궁금하다. 또 교육청은 심도 있는 논의와 제대로 된 대안학교 설립 계획을 가지고 행정을 추진했는지 묻고 싶다.
대안학교가 표류 된 상황에서의 ‘요재미 학교’ 승인.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부끄러운 대전 교육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방황하고 아파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 주민 반대에 지치고, 짜증나니 대충 나중으로 미룰텐가. 그렇다면 6-8대 김신호 교육감 체제는 여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을것이다.

지난 2010년 3선에 성공한 김 교육감이 이런 취임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교육에 기적은 없지만 기적 같은 교육은 이루겠다.”
2013 계사년 한해가 밝았다. 명실상부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 분명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뛴다면 대안학교 설립은 기적처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청 관료들에게 당부한다.
교육감이 모든 행정을 파악할 순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전달해 수장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저 눈에 들기 위한 ‘단소리’ 보다는 대전 교육 발전을 위한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단 얘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