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노인과 성(性)에 대한 이해 (78)
[어르신 고민 Q&A] 노인과 성(性)에 대한 이해 (78)
  • 임춘식
  • 승인 2016.11.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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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부인과 사별한지도 이미 3년이 지났지만 아직은 건강한 77세 사나이 입니다. 3남매는  모두 잘 살고 있지만, 나 홀로 외롭게 살아가가기가 힘에 겹습니다. 특히 자식들 눈치 때문에 자유롭게 이성교재도 못합니다. 성욕도 있지만 스스로도 용인되지 않습니다. 노인의 성에 대한 이해를 얻고 싶습니다(경기 고양시).

A. “내가 당신의 나이였을 때는 60세면 정말 늙은 줄 알았다. 하지만 60세는 그렇게 늙은 나이가 아니다.” 2006년 환갑을 맞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젊은이들에게 한 말이 기억에 새롭습니다.

부시 대통령마저도 자신이 나이 들기 전까지는 나이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져왔는지 보여 준 말입니다. 노인에 대한 갖가지 사회적인 편견은 자칫 노인의 정서를 무시하는 학대나, 말로 노인을 비하하는 언어적 학대 같은 인권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인의 인권 문제 중에서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무관심과 무지 속에 깊이 파묻혀 있는 것이 바로 노인의 ‘성(性) 권리’입니다. 노인을 탈(脫)성적 존재로 여기고 있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고정 관념  속의 편견은 노인 스스로 자신의 성 욕구를 제한하게 만드는 일종의 ‘성적 학대’입니다.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전통적인 노인상’을 수용하여 사회가 강요하는 정숙함과 점잖음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자신이 느끼는 욕망 그 자체를 수치스러워하여 그것을 부정합니다.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의 행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자신감 있는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노인들 역시 스스로에 대해 가지는 성에 관한 개념이나 자신의 성생활에 관한 평가가 긍정적이고 만족스럽다면 노년의 신체적·심리적 좌절을 극복하고 보다 활발하고 만족스러운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노인의 4대 고통거리는 경제적 빈곤, 건강의 악화, 역할 상실, 외로움과 고독감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외로움과 고독감이라고 노인들은 말합니다. 이 외로움을 치유하는 데에는 이성에 대한 사랑, 사랑의 방법의 하나인 성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성은 신비롭고 즐거운 자극을 주며 생활 능력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인생에 꽃을 피우는 원동력이 됩니다. 노인의 건전한 이성 교제를 포함한 원만한 성생활은 노화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소시켜 줍니다. 그리고 직업이나  일상적 역할에서의 은퇴로 인해  비롯된 사회적 역할 상실을 보충해 주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적 욕구 해결을  위해서는 ‘노인의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부터 극복해야 합니다. 이러한 편견 극복에는 단순히  노인의 ‘성적 기능’ 측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활 욕구를 갖는 ‘인간의 권리’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이 없다고 밥 먹을 권리가 없는 게 아닌 것처럼 인간 누구나 갖는 욕구와 권리의 문제로 노인의 성욕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노인의 성이 윤리적으로 대우받아야 하며, 노인들의 성을 둘러싼 ‘자기 결정권’과 기본적인 인권은 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노인도 자신의 의사에 의해 성생활을 계속하거나 이성 교제 및 노혼을 할 신체적 기능과 권리가 있고, 그 권리는 단순히 ‘노령’이라고 하는 생리적 조건에 의해 제약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눈에 보이는 신체적·정신적 학대만 노인 학대가 아닙니다. 젊은이와 똑같이 가지고 있는 노인의 사랑에 대한 갈망, 노인의 성을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심각한 노인 학대이자 인권침해일 수 있습니다.

이제 고령화로 새로운 인생의 활황기를 맞고 있는 노인들 스스로도 의기소침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감을 갖고 활기찬 성생활을 향유해야 해야 합니다. 노인들의 성 문제는 이제 음지가 아닌 밝은 곳에서 거침없이 다뤄져야 합니다.

앞으로는 ‘노인의 성’ 문제는 노인복지란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노혼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이성교제나 노혼을 상담·알선하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전문기관이 지역사회 내에 많아져야 합니다. 노인들도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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