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인간말종의 정치
[목요세평]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인간말종의 정치
  • 양해림
  • 승인 2016.11.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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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권력은 악이다.” 독일의 역사학자 부르크하르트(Jacob Burckhardt)가 한 말이다. 지난 11월 17일 한국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이후 3주 연속 5%의 지지율에 머물렀다. 이 정도면 식물대통령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지지율은 그동안 그녀가 온갖 악행을 전 방위적으로 저질러온 것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다. 집권이후 박대통령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무력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밀실야합, 중등역사교과서의 일방적 국정화 강행, 개성공단의 일방적 폐쇄, 사드배치의 일방적 강행, 문화예술인의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노동배제와 탄압, 언론의 통제, 백남기 농민의 국가폭력에 의한 살해 및 모르쇠,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강행, 그리고 미르·K스포츠 재단설립강제모금조성 등 이 나라를 ‘헬조선’의 나락으로 빠지게 하고 민주주의를 파괴시킨 악행을 자행했다.

주지하듯이, 우리나라 헌법 1조의 1항과 2항에“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민주공화국은 국가주권의 원칙, 권력분립의 원칙, 그리고 의회주의와 법치주의를 기본원리로 삼는다.

공화국이란 그 낱말의 뉘앙스에서 묻어나듯이, 공(公) 개념의 성격이 강하다. 말하자면 공화란 공익성·공공성을 뜻하며 사적인 이익보다 공적인 일을 추구한다. 이런 점에서 공화국은 단순히 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출발은 공적 일과는 거리가 먼 국가권력을 사유화하여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정농단의 본질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나라는 이명박근혜정권 이후로 비상식이 상식, 민주가 용공세력, 반칙이 원칙으로 통용된 지 오래되었다. 공공적 책무를 위임받은 국가최고 통수권자가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상식과 원칙에서 한참 벗어난 행태는 인간말종과 다를 것이 없다.

철학자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말종(the letzte Mensch)을 이렇게 묘사했다.

“보라! 나 너에게 인간말종을 보여주겠다. …대지는 왜소화 되었으며, 그 위에 모든 것을 작게 만드는 저 인간말종이 날뛰고 있다. 이 종족은 벼룩과도 같아서 근절되지 않는다. 인간말종이 누구보다도 오래 산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냈다. 인간말종은 이렇게 말하고는 눈을 깜빡거린다.

돌볼 목자도 없고 가축의 무리가 있을 뿐! 모두가 평등하기를 원하며 실제로 그렇다. 어느 누구든 자기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제 발로 정신병원을 가기 마련이다… 저들은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조촐하게 쾌락을 즐긴다. 그러면서도 건강은 끔찍이도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냈다. 인간말종은 이렇게 말하고는 눈을 깜박거린다.”

지난 2102년 이정희 통합민주당 대표는 제18대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시종일관 박근혜 후보에게 엄청난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이정희 후보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왜 나온 겁니까?‘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왔습니다.’이젠 이 발언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되어 지난 3,4차 민중총궐기에는 계층, 나이, 성별할 것 없이 100여만 이상 전국의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다.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라는 목표는 모두 한 목소리로 똑같았다.“촛불은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새누리당 김진태의원의 바람대로 촛불이 쉽사리 꺼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촛불이 횃불로 활활 타올라 민주주의의 등불을 더욱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열망을 바탕으로 박근혜대통령 퇴진의 플랜(자발적 퇴진, 탄핵소추 즉각 가동, 새총리 인선, 중립거국내각구성, 시민사회와의 연대 등)은 그녀가 권좌에서 내려올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지금껏 대한민국에서 하야(下野)한 대통령은 5.16. 12.12 군사 쿠데타 이후 강압으로 사직한 대통령 두 명(윤보선, 최규하)을 제외하면 제1~3대 이승만 대통령이 전후무후하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4·19 혁명으로“국민이 원한다면 물러나겠다.”며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박 대통령이 이승만대통령과 같이 자발적으로 퇴진하기를 다음과 같이 기대한다.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저의 잘못을 백번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부터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자발적 퇴진이다. 이러한 선언이 이어진다면, 최소한 인간말종이라는 소리는 면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 명령으로 제2, 제3의 퇴진플랜을 가동시키자. 먼저 지난 20일 검찰의 중간발표에서 사실상 박대통령이 주범으로 밝혀진 이상, 국회는 여야 모두 탄핵소추를 즉각 가결시켜‘대통령 직무를 정지’하는 것부터 매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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