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따뜻한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을 위한 따뜻한 소리가 들려온다
굿모닝충청 기획시리즈 -사회적 기업이 힘이다 ② 청각장애인 위한 강연청취용보조기 생산 (주)터치스톤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6.11.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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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공공근로나 자활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을 통한 일자리는 확대됐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재정지원의 효과성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 대안으로 꺼낸 것이 바로 비영리법인이나 단체 등 제3섹터를 활용한 유럽식 사회적기업 제도다.
사회적기업은 기존의 영리기업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비영리조직은 아니다.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 일자리제공,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 이에 속한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영국에는 5만5000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으로 전체 고용의 5%, GDP의 1%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6년 기준 총 매출액이 약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2007년 7월부터 노동부 주관으로 시행 중이며 올 10월 현재 1606개 기업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대전지역에는 8월 기준 인증 사회적기업 40개, 예비 사회적기업 29개 등 모두 69개의 사회적기업이 활동 중이다. 굿모닝충청이 기획시리즈를 통해 대전지역 사회적기업을 찾아가봤다. [편집자 주]

두 살 때 심한 병에 걸려 청각과 시각을 모두 잃었지만, 훌륭한 사회주의 운동가이자 사회사업가가 된 미국의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6.27~1968).

시각, 청각 중복 장애인이었던 그녀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자극인 언어 창작능력을 잃어버려 인류의 지혜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시작장애는 단지 사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키지만 청각장애는 사람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킨다”며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훨씬 더 큰 불행이었다고 고백했다.

보고된 국내 언어청각장애인은 28만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청인구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최근 5년 내 30%이상 늘었다. 고령화로 인한 노년층 못지않게 음향기기의 사용증가로 인한 젊은 층의 난청인구도 증가세에 있다.

난청인구 증가에 따른 보청기 등 청력 보조기기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4년 국내 보청기 수입액은 2005년 대비 300% 가량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과 노인 등이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이용 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법으로 휠체어·점자안내책자·보청기기 등을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 및 인공와우에는 증폭기 말고도 텔레코일(telecoil)이라는 일종의 안테나가 들어가 있다.

공연장이나 회의장, 교회, 대합실, 교실 등은 주변잡음(배경잡음)이 많아 보청기의 증폭 기능만으로는 청각장애인이 정확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송신기를 통해 원하는 소리만을 선택적으로 보청기를 끼고 있는 청각장애인에게 들려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텔레코일 시스템이다.

장애인 복지가 잘 돼 있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공연장 및 강연장 등에 텔레코일존(telecoil zone)을 설치, 가장 보편적인 강연청취보조기로 인식되고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주변의 잡음은 증폭시키지 않고 을 특정한 주파수를 통해 보내주는 소리만 맑게 들을 수 있다. 그 표지는 청각장애인을 의미하는 귀 모양 하단에 T를 표기하여 텔레코일을 통해 청취를 돕는다는 의미로 Hearing Loop, Induction Loop 등으로 불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10여년 IT벤처기업을 운영한 조영근(39) 대표가 세운 인증사회적기업 ㈜터치스톤(대표 조영근)이 선두주자다.

지난 2013년 말 창업한 터치스톤은 텔레코일존(강연청취용보조기)을 국내에 들여와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일자리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터치스톤은 현재 조 대표 외에도 척수 장애를 갖고 있는 직원과 고령자 1명 등 모두 5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터치스톤의 강연청취용보조기의 원리는 명료하고 친절하다. 가령 강연장의 경우 강사의 목소리는 티앰프(T-AMP)를 통해 전기신호로 바꿔 방청석에 앉아 있는 청각장애인의 보청기나 인공와우로 보낸다. 전기신호는 전자파 유해성을 차단하기 위해 약하게 출력해야 하는데 그래서 티앰프에서 방청석까지는 루프선을 깔게 된다. 루프선 2m 안에서 수신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경우, 필요로 하는 소리만 증폭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소리가 증폭돼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소음이 증폭되어 머리가 아프고 온 신경이 소리를 구분하는 데 쓰여 피로도가 매우 높을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지하철에서 승객들의 소음이나 전동차의 소음이 아무리 심하다고 하더라도 ‘히어링 루프 존’이 설정돼 있다면 안내방송만을 증폭해 명확하게 듣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행한 실제 실험에서도 보청기를 이용할 경우 60% 정도의 소리를 이해한데 반해 '히어링 루프 존'을 설정한 곳에서는 80%의 말을 이해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학교에서도 난청 학생들을 위한 청각보조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시청각교육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은 교실이라는 환경에서는 소리를 정확히 전달받기 어렵다. 특히 듣기평가를 위해 소리를 증폭할라치면 옆 친구의 연필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심지어 숨소리까지 거슬릴 수밖에 없다.

반응은 뜨겁다. 터치스톤 강연청취용보조기는 청각장애인들의 요청으로 특수 교육지원센터와 장애인 고용공단에 장애인 보조공학기구로 등록이 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 졌다. 현재 특수학교 등 20여 곳에 설치됐으며, 내년에는 대전시청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터치스톤은 최근 세계 최초로 모바일 버전 텔레코일존(T-LINK) 개발에도 성공했다.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낀 청각장애인은 스마트폰 사용이 불가능했다. 여기에 착안해 터치스톤이 발명한 것이 스마트폰 통화전용 텔레코일 디바이스인 T-LINK S형이다. 휴대전화 이어폰 잭에 꽂기만 하면 시끄러운 곳에서도 통화상대방의 목소리를 깨끗하게 들을 수 있다. 이 제품은 내년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보통신보조기기 교부사업 등재가 예정돼 있고, 장애인보조기구교부사업 심사 중이다.

T-LINK C형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호환 인공와우 사용자 전용 이어폰이다. 스마트패드와 호환해 청각장애 학생 인터넷 강의 청취용 장비로 이것도 2017년 정보 통신보조기기 등재예정이다.

터치스톤은 청각장애인이 겪어야 하는 또 하나의 장애인 언어장애에도 관심을 갖고 언어치료기도 개발 중이다.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오는 15일부터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에 출품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초 시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비장애인의 눈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장애인들에게는 높은 장벽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난청인구가 해마다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과 장비 보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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