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잠든 사람들이 남긴 위대한 이야기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잠든 사람들이 남긴 위대한 이야기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45) 대전현충원을 걸으면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6.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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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체험과 교훈의 공간. 대전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은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동에 있는 국립현충원의 안장 능력이 한계에 이름에 따라, 지난 1979년 착공에 들어가 1985년 준공됐다. 부지 면적은 322만 2001㎡에 11만 7,000위가 안장되어 있으며, 애국지사 제1·2묘역, 국가유공자묘역, 장군묘역, 일반묘역, 장교묘역, 사병묘역, 경찰관묘역, 천안함묘역, 연평해전 전사자들이 묻힌 서해교전전사자묘역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충원에는 다양한 시설들도 자리잡고 있다. 현충원의 상징으로 현충원 안에서도 명당 중 명당에 자리한 현충탑과 현충관을 비롯해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하고 참배를 준비하는 공간인 현충문, 호국사진 및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는 호국관, 전투장비를 전시한 야외전시장, 호국분수탑, 한반도 모양의 연못인 현충지 등 둘러볼만한 곳들이 많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인간세상 ‘미드가르드’와 신들의 세상 ‘아스가르드’를 연결해주는 무지개 다리가 있다. 땅과 하늘을 이동하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소통의 다리로 상징되는 무지개가 국립대전현충원 보훈 둘레 길에도 있다. 대전현충원은 현충원이 준공된 지 30년이 되는 해에  묘역과 도로 주변을 흙길로 에워싸는 보훈둘레길을 완성했다. 현충원을 한 바퀴 도는 8.2㎞의 환상의 산책길로, 총 7개의 구간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일곱 빛깔 무지개 색으로 이름을 지었다. 곳곳에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 숲과 대나무 숲, 배롱나무, 왕벚나무길, 보훈 과수랜드 등이 있고 시내가 흐르는 개울다리, 황톳길은 정겨움을 더한다. 여러 곳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대전현충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잠든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

대한민국 제10대 최규하 전 대통령
대한민국의 10대 대통령으로 1975년부터 국무총리로 재직하다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그해 12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다. 지난 2006년 10월 이곳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원수묘역에 안장되었으며 국립대전현충원의 처음이자 유일한 대통령 안장이다.
 

현충원-최규하대통령묘역

마라토너 손기정
지난 2002년 11월 국가유공자묘역 제10호에 모셔진 손기정 마라토너.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대회에서 2시간 29분 19초 2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당시 일제치하의 설욕에 고통받던 한민족에게 희망을 준 대표적인 인물이다.

동요를 알려준 아동문학가 윤석중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어린이날 노래를 지은 아동문학가 윤석중 선생도 대전현충원의 품안에 잠들어 있다.
지난 2003년 12월 국가유공자묘역 제12호에 안장된 윤석중 작가는 퐁당퐁당, 고추먹고 맴맴, 빛나는 졸업장, 기찻길 옆 등 총 1,200여 편의 동시를 지으신 우리에게 친근한 분이다.

천암함 실종자를 수색한 한주호 준위
지난 2010년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 도중 세상을 떠난 한주호 준위는 장교 제3묘역에 잠들어 있다.
한 준위는 지난 2010년 3월 30일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된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다 실신해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안타깝게 숨졌다

한국영화의 효시 ‘아리랑’과 대전현충원
때는 1926년 10월 1일. 서울의 유명한 극장, 단성사. 관객들의 우는 소리가 영화관을 가득 메웠다. 영화가 끝이 나자 사람들은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슬피 울었다고 한다.

영화 ‘아리랑’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3.1운동이 실패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영진은 여동생을 영희를 무척이나 아낀다. 영희는 영진의 친구 현구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친일파 기호가 영희를 겁탈하려 하자, 현구가 영희를 구하려 뛰어들게 되고, 실성한 영진이 낫으로 기호를 죽이게 된다. 광기에 사로잡힌 영진은 일본경찰에 잡혀가면서, 그제야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게 된다. 잡혀가는 그의 뒤로 ‘아리랑’이 울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예술성과 주제의식을 인정받은 영화는 당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고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또한 영화적으로도 민족 영화 제작을 촉발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리랑’이란 영화 한 편이 숨죽여 일제에 고통 받던 우리 민족의 저항 의식을 더욱 고취시키게 된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향한 그의 열정을 잠시나마 대전현충원에서 느낄 수 있다.

현충원-보훈산책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삶, 나운규 선생
‘아리랑’은 1926년 조선키네마프로덕션의 제2회 작품으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 보다 더 영화처럼 살다간 감독 나운규 선생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각본과 주연 ‘영진’ 역할까지 맡으며 당시 문화계의 천재로 떠올랐다. 나운규 선생은 190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다. 17세가 되던 해, 1919년 3월 만세운동이 일어났고 청년 나운규도 함께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의 수배를 받게 된다. 일본 경찰을 피해 북간도로 넘어간 나운규 선생은 여전히 독립에 뜻을 품고 독립군으로 활약한다. 하지만 1921년 3월 일본 경찰에 잡혀 2년의 옥살이를 하게 된다.

청년 독립투사는 출옥 후 극단에서 배우로 활약하다, 부산의 조선키네마주식회사에 입사했다.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후 직접 메가폰을 잡게 되는데, ‘아리랑’에 이어 ‘풍운아’, ‘잘있거라’.‘사랑을 찾아서’,‘두만강을 건너서’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선생의 가치와 신념이었던 일제 강점기 시대, 민족의식을 깨우치는 문제의식은 영화 속에 묻어 있다.

200605 현충원 묘비 나운규

나운규 선생, 현충원에 잠들다
나운규 선생은 이후로도 수많은 영화를 제작했다. 폐병도 앓았다. 그는 병이 좋았다가 나빠지면서 계속 영화에 매진했다. 그리고 <오몽녀>라는 영화를 촬영하다 폐병이 극도로 심해졌다. 병든 몸으로 기어이 영화를 완성한 나운규 선생은 1937년 향년 36세에 영원히 필름을 손에서 놓게 된다.

1993년, 정부는 나운규 선생의 공로를 인정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36년의 뜨거운 인생을 영화와 독립운동에 바친 열정을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운규 선생은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2묘역 257호에 영원히 잠들어 있다.

‘아리랑’은 어디에 있나?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나운규 선생의 희대작 ‘아리랑’ 원본이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영화 필름을 전부 수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영화 ‘아리랑’은 나운규 인생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역사적 문화적 유산이다. 일본의 손으로 넘어가며, 일본의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리랑’ 원본이 존재하고 있는 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한다. 하루 빨리 원본 필름을 찾아, 대전현충원의 나운규 선생이 영면한 그 곳에 바쳐지길 바란다. 영화 아리랑이 처음 상영된 것은 1926년, 올해가 영화 탄생 90돌을 맞는 해다. 지금도 아리랑의 필름을 찾으러 다니는 이들은 100돌 잔치상에는 필름 원본을 올려놓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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