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l 우리경제 왜 좋아지지 않나
시사프리즘 l 우리경제 왜 좋아지지 않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 조복현
  • 승인 2013.02.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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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복현<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올 해의 우리 경제 상황이 더 나아질 전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내외 주요 경제기구들은 우리나라의 올 해 경제성장 전망을 대부분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성장 전망을 기존의 3.2%에서 2.8%로 낮춰 수정했으며, OECD나 IMF도 성장 전망치를 각각 3.0%, 3.1%로 낮추어 발표했다. 최근 해외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우리의 경제성장 전망을 평균 2.9%로 이전보다 더 낮게 수정했다.

왜 우리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것일까? 현재와 같이 경제상태가 지지부진한 것은 세계 및 국내 경제의 수요부족 때문이다. 그리고 올 해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도 이러한 세계 및 국내 경제의 부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기술진보를 통한 생산성의 혁신이나, 교육, 금융, 법규 등의 제도적 개선을 통해 성장해 간다는데 동의한다. 그리고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호황은 소비, 투자, 정부지출, 그리고 수출로 이루어지는 총수요의 변화에 의존한다는데도 동의한다.

현재 경제상태가 침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단기적인 총수요의 부족 때문이다. 즉, 생산된 생산물이 제대로 판매되고 있지 않거나, 앞으로의 판매 전망이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으면 경기는 회복되지 못하고 침체를 지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매를 결정하는 총수요는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우리나라는 지난 해 1,103조원(2005년의 물가 기준)을 생산해 이 중 53%인 584조원을 해외로 수출했다. 나머지 47%는 국내에서 소비했는데, 대략적으로 민간소비가 26.3%, 정부지출이 7.5%, 투자가 13.2% 정도를 차지했다. 총수요의 현재 상태와 미래 전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총수요의 구성 요소인 수출, 민간소비, 투자, 정부지출의 크기나 변화를 잘 파악해야만 한다.

먼저, 우리 경제의 총수요 중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을 보면, 이 수출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해서 감소해 왔다. 이러한 감소추세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12년의 세계교역량 증가율은 전 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특히 세계 전체의 수입량은 증가율이 4.6%에서 1.2%로 전 해에 비해 1/3이하로 줄어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도 전 해에 비해 거의 1/3 수준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국내의 민간소비도 2010년 이후 계속해서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해 왔다. 투자는 이보다 더 심해, 2008년 이후 건설투자는 2009년을 제외하고는 투자액 자체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설비투자도 2010년 증가를 빼고는 절대액이 감소하거나 증가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이렇게 세계경제 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국내 소비나 투자도 계속 감소해왔으니 경제가 좋아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올해 경제전망이 비관적인 것도 역시 수출이나 민간소비 및 투자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저 수출환경인 세계경제를 보면, IMF는 세계경제가 작년보다 약간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3.2에서 3.5%로)하고는 있으나,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문제, 중국의 경기회복 부진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일본 등의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우리 원화의 고평가는 우리의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국내 민간소비나 투자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 조사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가계수입이나 소비지출이 과거보다 더 개선될 것이라고 거의 전망하고 있지 않다. 이는 민간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의 경우도 제조업 업황 조사결과 전체 기업의 65% 정도가 매출 등 사업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서 투자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처럼 수출도, 민간소비도, 투자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악화될 가능성마저 있으니, 우리 경제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정부가 이에 대해 적절하고도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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