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남현우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을) 의원이 ‘사법고시 존치’를 읍소하는 고시생들의 멱살을 잡고 폭행과 폭언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박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전국 고시생 모임 측은 “박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이 계속 사실을 부인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피해자와 협의해 고소·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건은 지난달 23일 밤 발생했다.
이날 7-8명의 고시생들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사시 존치’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당산역 근처 박 의원의 오피스텔을 찾았다.
밤 10시가 가까운 시각. 정문 부근에서 박 의원과 수행비서의 모습을 발견한 2명의 고시생들은 박 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읍소를 했으나, 오히려 박 의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욕설을 들었다는 것.
이날 박 의원의 오피스텔을 찾았던 고시생 모임 이 모씨는 “박 의원이 정문 앞에 있던 고시생 2명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까지 잡고 흔들었다. 또 ‘배후가 누구냐’, ‘이 XX 누구야’ 등 소리치며 주민등록증을 요구해 직접 사진을 찍고, 수행비서에게는 고시생들의 얼굴을 찍으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의 폭행과 폭언은 밤 9시 57분에서 10시 5분 사이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에게 멱살을 잡힌 고시생은 인천지역 고시생 이 모(30)씨다”라며 “다른 곳에서 박 의원을 기다리던 고시생들이 합류해 ‘사시 존치’를 읍소하자, 협박죄 운운하다가 그제서야 ‘알겠다’라고 하고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박 의원이 술을 마셨는지, 말할 때 알코올 냄새가 났다”라고 덧붙였다.
고시생 모임은 “이후 박 의원과 수행비서에게 그날 밤 상황을 정리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무응답으로 일관하다가 최근 ‘사실 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사실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근처 CCTV를 확인했으나, 사건이 일어난 시간동안의 녹화기록만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기자의 질문에 지인에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답을 대신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이걸 믿나요? 밤 10시 50분에 느닷없이 10여명의 청년들이 나타나 에워싸는데 어떻게 멱살을 잡아... 내 숙소를 알아내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거 야심한 밤에 생각해 봤냐”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의원의 비서관 역시 “내용을 모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