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가 실종된 무대... 감동과 전율은 어디에
라이브가 실종된 무대... 감동과 전율은 어디에
배우 장두이의 '커튼콜'ㅣ‘근대 연극의 아버지’ 입센
  • 장두이
  • 승인 2012.07.1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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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연주할 무대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요. 이젠 전부 기계 조작으로 음악을 만드니까요. 이렇게 되면 향후 라이브 가수도, 연주자도 엄청나게 줄어들 거예요.”

지금도 왕성히 라이브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는, 80년대 '무정 블루스'로 유명했던 가수 강승모 씨의 얘기다.

그런데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어느 면에선 대중 음악극인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양 뮤지컬에 많은 로얄티를 지불하거나 라이센스를 얻어다 공연하는 경우가 우리 뮤지컬 시장의 경우엔 80% 이상이 되는데, 정작 우리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진 공연은 손꼽을 정도로 극소수다. 국내 뮤지컬이 우리 땅에 정착되고 세계 속에서 한국 고유의 뮤지컬이 되려면 실력 있는 전문 음악가들의 교육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현재 국내 공연계에 뮤지컬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 작곡가에 의한 음악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 뿐더러, 동시에 뮤지컬 현장에서 라이브 연주는 결코 흔치않은 일이다.
그러나 뮤지컬 원조의 나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라이브로 연주되지 않는 뮤지컬이 있던가? 만일 오페라를 라이브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닌 MR에 맞춰 성악가들이 노랠 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만큼 오페라 못지않게 뮤지컬도 비록 대중적 음악 공연이지만, 연주자들의 숫자는 적어도 라이브 밴드에 의해 연주되면서 생생한 뮤지컬 연극이 공연 되는 것이다.

물론 국내 뮤지컬 시장이 워낙 열악한 상태라 제작상 라이브 밴드 연주자들을 고용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녹음한 MR에 의존해 배우들이 노래를 하지만, 라이브 아트로서의 생생한 공연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여전히 관객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뮤지컬이 음악극이라면 음악도 연극과 같이 엄연한 라이브 공연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CD로 듣는 음악과 현장에서 직접 듣는 라이브 음악이 큰 차이가 나듯이 말이다.

이미 반세기에 가까운 세계 최장수 뮤지컬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뮤지컬 ‘FANTASTIKS’의 경우는 지금도 피아노와 하프 두 악기만의 연주로 주옥같은 ‘Try to remember’등 이 작품의 모든 뮤지컬 넘버를 소름끼치게 아름다움으로 소화하고 있다.

필자가 2년 전 뮤지컬 ‘19&80(원제 Harold & Maude)’을 고집스럽게 어렵지만 라이브 연주로 감행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 6인조 밴드로 3시간 가까운 뮤지컬을 소화해 냈다. (물론 당시에도 부족한 제작 여건의 이유로 좋은 연주자를 고용할 수 없어 무진 애를 먹었지만)

클래식에서부터 대중음악, 민속음악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한 명약 같은 감로수다. 이젠 음악도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해 줘야 한다. 매년 뉴욕 맨하탄 한복판 센트럴파크 공원에서 무작위 관객을 대상으로 여는 ‘뉴욕 필’의 센트럴파크 섬머 클래식 콘서트는 늘 피로에 지친 뉴욕커들에게 삶과 휴식의 청량제 구실을 한다. 필자가 보고 들었던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공연은 지금도 감동 그 이상으로 고스란히 내 가슴에 남아 살아있다.

이젠 우리도 더 많은 무대에서 연주자들의 기량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더불어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통로가 절대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예술적 소통의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예술 표현에 금기가 없듯이 예술을 펼치는 마당은 극장이든 초라한 집이든 길거리이든 지하철 안에서든 어느 곳이던 족하지 않은가. 뮤지컬도 야외에서 관객과 만나 소통하는 시대가 다가왔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예술에 대한 정부와 기업과 우리 일반인들의 인식과 의식이 의연히 바뀌어야 하겠다. 뛰어난 예술가도 좋지만 뛰어난 예술행정가도 분명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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