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가운데 박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의 민심이반도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곳 주민들은 믿고 지지했던 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그 실망과 배신감의 깊이는 더 심해 보였다.
9일 국회 탄핵안 투표가 진행 중이던 그 시각 찾은 충북 옥천 교동리 육 여사 생가. 이곳은 지난번 고 박정희 대통령 생가 방화사건 이후로 경찰 순찰이 강화됐다고 한다.
관리인에 따르면 새벽 1시부터 1시간단위로 당직 순찰을 하고 있고, 경찰도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순찰을 강화했다.
생가 관리인 오 모(74) 씨는 “법적 절차에 따라 조속히 탄핵절차가 진행돼 한다”면서 “시국이 빨리 안정돼 국민들의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생가를 관리하고 있는 고 모(74) 씨도 “(박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 생가를 관리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 마땅하다”며 탄핵 찬성 입장을 보였다.
마침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던 이곳 주민 천 모(63·옥천읍 가화리) 씨는 “내가 비록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않았지만 잘잘못에 대해 판단은 할 수 있다”며 “분명히 밝혀야 할 부분에 대해 명확한 수사가 필요하며 국민들이 더 이상 힘들지 않게 탄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을회관에서 만난 고령의 주민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여전히 갖고 있었다.
탄핵 소추안 개표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 야당이 더 얄밉고 박근혜 대통령만 불쌍하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끝까지 믿어주지 않는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모(83) 할머니는 “어차피 내년이면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대통령이 한 몫 챙긴 것도 아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잘못한 것 아니냐”면서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사를 맞던 화장을 하든 무슨 상관이냐”고 따졌다.
김모(78) 할머니도 “지금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최순실”이라며 “대통령을 탄핵해 끌어내릴 게 아니라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죄가 있다면 그 이후에 죗값을 치르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