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화는 참으로 무섭습니다
[어르신 고민 Q&A] 화는 참으로 무섭습니다
  • 임춘식
  • 승인 2016.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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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분노에 찬 ‘화’가 너무 심하다며 부인과 자녀들까지도 절 경계합니다. 그러면 더 울화가 터집니다. 참는 것도 한도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좀 심하기는 합니다만 가족들의 꾸중(?)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대전, 77)

A. 분노와 화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으로 많습니다. 요즘처럼 날이 추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도, 우선 분노하고 화부터 냅니다. 누구에나 흔히 있는 일입니다.

화는 참으로 무섭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립니다. ‘화’라는 정서의 속성은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두 가지 감정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사랑’과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미움’이라고 합니다.

흔히 화가 자주 내면 마음이 더러워지고, 마음이 혼탁해지고, 부정적(우울)으로 변해갑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여전히 분노를 참지 못하며 살아갑니다. 화를 많이 내는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왜 받는가? 여러 가지 원인이야 있겠지만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수용하지 못하는 즉,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자신의 사고방식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린 모두가 화를 내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사람들과 싸우고 미워하는 등의 삶의 태도입니다. 화를 내는 사람은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그 사람을 위해서, 도와주기 위해서 하기 보다는 자기성질에 못 이겨서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지 내 생각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내가 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맘에 들지 않기 때문에… 이 말은 결국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하기를 바라는 독재자의 심리와 같습니다. 그 사람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화를 먼저 낼 수 가 없습니다.

화는 서서히 불이 번지듯 커집니다. 처음의 좋은 의도와 상관없이 서서히 괴물이 됩니다. 처음에는 잔소리를 하지만 나중에는 분노의 화신이 되어서 상대방에게 욕을 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폭력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 만큼 화라는 정서는 참으로 무섭고 두렵습니다. 화가 많은 사람은 심리적으로 사랑이 부족합니다. 마음이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는 사람은 참 위험한 사람입니다. 언젠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서운 폭탄을 터트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배려심이 아닌 그냥 가슴에 화살을 숨긴 채 꾹꾹 참는 사람도 위험합니다.

자기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린 사람을 향해서 비난하고 욕하고 싸우기보다는 자신이 그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려줄 수가 있습니다. 아니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정중하게 말을 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가르쳐 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잔소리도 두 번 세 번 듣다보면 누구나가 짜증이 납니다. 솔직히 듣기가 싫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얼굴을 붉히고 눈에 독기를 품고 말을 하면 누가 듣겠는가? 그럴수록 상대방은 당신을 멀리할 것이고 미워할 것이고 떠나려 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을 해주었다는 것이며, 누군가가 나를 싫어하고 멀리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화가 많은 사람은 자기 삶이 행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깊은 물은 돌을 던져도 출렁임이 없다. 인간도 그러하다. 당신이 모멸감으로 인해 동요되었다면 당신은 깊고 큰물이 아니라 얕은 물웅덩이에 불과한 것이다.”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우리는 출렁임이 없는 깊은 물처럼, 쉽게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분노나 화를 이겨야 합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른 사람들의 ‘악의’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 착각하는 눈이 보이지 않게 된 바보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남의 탓만 해서는 안 됩니다. 놓여 있는 물건들이 나에게 와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물건으로 가서 부딪치면서도 그 물건들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분노와 화는 어리석게도 자신을 태워 버립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는 깊은 물이 되어 분노의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하는 가족으로부터 이탈은 곧 죽은 시체(?)일 뿐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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