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진실이 인양되는 한 해가 되길
[목요세평] 진실이 인양되는 한 해가 되길
  • 이기동
  • 승인 2017.0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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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굿모닝충청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암울한 현실 속에 포기와 절망을 떠올렸던 기억이 더 많았다.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시름시름 앓아 누웠다. 헬조선은 대한민국을 현실을 대변하는 세태어로 자리 잡았다. 3포세대, 흑수저 논란은 뼈 아픈 현실 그 자체였다. 부정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참혹함.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는 없어 보였다. 누구나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던 대한민국. 그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을 쏘아올린 건 가장 아파했던 국민 스스로였다. 

최순실 게이트가 열린 건 사실 우연이었다. 되돌아보면 우연이 아닌 필연일 수밖에 없어 보이지만. 박근혜 정권의 몰락을 가져올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복선은 이미 깔려 있었다. 정윤회 게이트. 대한민국의 권력서열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가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는 증권가 찌라시는 최순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비선실세라 불리는 최순실에 의해 농락당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대통령의 연설문도, 대통령의 공식 의상도,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비서실도,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하는 국무위원도 최순실의 손을 거쳐가지 않은 것이 없었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이 대통령이 아니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하나 둘 벗겨지면서 국민들을 자각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화국 시민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헌정유린을 외면하지 않았다. 한 국가의 주권자가,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잠시 잊고 있던 주권자의 권리를 국민이 깨닫게 된 순간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지난 10월말부터 켜지기 시작한 박근혜 퇴진 촛불은 지난 12월 31일을 기점으로 1,000만의 촛불로 타올랐다. 1,000만의 촛불은 비선실세와 부역자의 농단으로 유린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침몰하지 않도록 부표를 세웠다. 1,000일의 기억 속에 잊히던 세월호의 진실이 함께 침몰 해 있음을 확인 시켰다. 알량한 돈 몇 푼에 위안부의 역사를 내던진 정부의 한일위안부 협정, 노동자의 삶을 옥죄는 성과연봉제의 허상, 친일·독재를 찬양하고 아버지 박정희 미화를 위해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박근혜 표 정책의 실상을 비로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격정의 2016년 연말을 보낸 대한민국의 새해가 밝았다. 해넘이를 통해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지만 실상 큰 변화는 없다.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봉인당한 대통령직에 목매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 그대로다. 국민들의 적폐청산 요구에도 황교안 대행은 박근혜표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 재벌 등 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비선실세, 부역자들 역시 그대로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고 있지만 유독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만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헌재의 탄핵심판과 특검의 진실규명에 쏠린 국민의 관심 또한 변하지 않았다. 현실은 변한 것이 많지 않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017년 정유년 새해는 대한민국의 진실이 인양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지난 70여일의 촛불이 대한민국의 희망이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줬다면, 이제 대한민국이 다시 바로서는 한 해이길 기원한다. 그 희망의 근원은 국민에게 있다. 깨어난 주권자, 국민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울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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