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기자의 눈] 당연지사(當然之事)
    [시민기자의 눈] 당연지사(當然之事)
    • 홍경석
    • 승인 2017.0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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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소설가] 평소 만두(饅頭)를 좋아한다. 물론 손으로 직접 빚은 수제 만두라면 더 맛이 난다. 만두에도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물만두와 고기만두가 있으며 김치만두와 튀김만두도 먹을만하다. 군만두와 야채만두 역시 살짝 식초를 친 고춧가루 간장에 찍어먹으면 참 별미다.

    만두는 마트 등지서 사시사철 판다. 그러나 지금 같은 추운 겨울에 먹어야 제격이지 싶다. 찐빵과 더불어 잘 팔리는 이 봉지만두는 집에 가지고 와서 찜통냄비에 물을 부어 팔팔 끓이면 썩 먹음직한 만두로 다시 태어난다.

    만두는 원래 중국 남만인(南蠻人)들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헌데 ‘삼국지’의 주요 인물인 제갈량(諸葛亮)이 그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었단다. 이에 누군가가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水神)에게 제사지내야 한다고 진언했다나.

    제갈량은 그러나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대신에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밀가루로 빚어 제사지내라고 하여 그대로 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닌 게 아니라 비로소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있는데 이것이 만두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만두만 달랑 끓이면 만두국이 되지만 여기에 떡국 떡을 곁들이면 금세 떡만두국이 된다. 그제 저녁엔 불현듯 떡만두국이 그리웠다. 그래서 냉동실에 있던 만두와 떡을 합하여 떡만두국을 끓였다.

    하지만 냉동실에서 아예 붙박이가 되다시피 한 떡은 한참을 끓였음에도 푹 퍼진 만두와는 달리 여전히 딱딱하여 하마터면 이빨이 부러질 뻔 했다. 그래서 만두만 건져먹고 그냥 두었는데 어제 보니 국물에 퉁퉁 불려져서인지 떡도 그제야 당초의 굳셈과 총기(聰記)까지를 죄 잃고 그야말로 ‘헬렐레~’가 되어 있었다. 두부보다 더 말랑말랑해서 먹기도 수월했다.

    어느새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새해가 밝았다.  별의별 해괴망측한 사건과 사고들이 줄을 이은 그야말로 ‘악몽의 해’가 바로 2016년이었다.

    실로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찾아왔다.

    정유년은 ‘닭의 해’이다. 닭은 또한 부지런의 상징이다. ‘치맥(치킨과 맥주)’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 국민들의 닭 사랑은 유별나다. 닭은 야생의 멧닭이 가축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이야 듣기가 힘들지만 과거엔 닭이 울음으로 해서 새벽의 도착을 감지할 수 있었다. 닭처럼 부지런을 여전한 무기로 삼으며 새해를 맞고 볼 일이다. 아울러 새해를 맞자면 내가 좋아하는 만두국을 먹어야 한다.

    물론 떡을 적당히 넣은 떡만두국이 훨씬 낫다. 그럼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값도 될 것이다. 다만 나잇값에 어울리게 더 진중하고 올바른 삶에 매진해야 되는 건 당연지사(當然之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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