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반기문의 10년… 코피 아난과 엇갈린 길
[취재수첩] 반기문의 10년… 코피 아난과 엇갈린 길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7.0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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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반기문(74)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12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연일 광폭행보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2006년 8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그는 노련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기후 문제 같은 민감한 이슈들을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154개국 480만㎞를 출장 다니며 전 세계 어려운 사람을 만났다.

지구를 104바퀴 돌거나 달나라를 6번 간 것과 맞먹는 수치다.

매일 10개 이상, 10년간 총 3만 4000여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힘을 발휘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군 행치마을 고향방문 환영행사에서 “헐벗고 배고프고 아프고 불쌍한 사람들 목소리가 되고 그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자찬했다.

존경받아 마땅하다. 

유엔 사무총장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세계 평화의 대통령’이다.

‘세계 평화의 대통령’이었던 그는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그는 “세계는 평온, 평안하다고 볼 수 없다. 여러 곳에서 전쟁 중이고 한반도는 아직 준전시상태나 마찬가지다. 총장으로 10년간 배우고 보고 듣고 느끼고 몸소 실천했던 경험을 여러분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권과 인격이 존중되고, 모든 사람이 배고프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력하지만 계속 노력하겠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정작 임기 동안 ‘정치가’라는 비난을 듣던 7대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퇴임 후 ‘봉사의 길’을 택했다.

그는 퇴임 후 조국 가나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당시 가나 국민 지지율은 80%를 상회했다. 출마를 하면 ‘대통령 당선’은 따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대신 케냐·시리아 같은 갈등이 있는 곳에 찾아가 조정하고 아프리카 농업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며 ‘세계원로’로 현재도 칭송·추앙 받고 있다.

퇴임 후 행보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존경받는 ‘세계원로’로 남아주길 바라는 국민도 적지 않다.

그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써 보낸 10년의 경험이, 인권과 인격이 존중되고, 모든 사람이 배고프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바람이, 꼭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야 공유되는 것일까?

그가 차기 대선에 도전한다면 철저한 검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도자로서 철학과 비전은 있는지 도덕적 흠결 사항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최근 반 전 총장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제기가 있었고 친인척이 뇌물사건에 연루돼 체포되기도 했다.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과 본인에게 상처뿐인 영광이 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국민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대선에 나선 후보들을 충분히 검증할 시간이 많지 않다.

부디 국민이 희망을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대통령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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