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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프리즘] 트레블링카와 AI

    이홍준
    세종특별자치시 문화체육관광과장

    [굿모닝충청 이홍준 세종특별자치시 문화체육관광과장] 독일 바르샤바 북동쪽으로 100㎞ 지점인 폴란드 도시 시에들체와 말키니아 중간에는 철도마을인 트레블링카가 있다. 여기에 2개의 수용소가 있는데 역에서 4㎞ 떨어진 곳에 있던 제1트레블링카는 1941년 소규모 강제노동수용소로 문을 열었다. 공식문서에서 ‘T. Ⅱ’(즉 제2트레블링카)라고 불렀던 제2수용소는 특급 비밀수용소로 제1수용소에서 1.6㎞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1942년 7월 마지막 학살 판정이 내려진 유대인의 수용소로 세워졌다.

    나치 독일은 패망이 다가오자 대학살의 시대를 열었다. 유태인들은 화물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와 트레블링카에 수용되었다. 이들은 옷가지와 소지품들을 모두 빼앗긴 채 성별로 분리되어 ‘목욕실’에 가서 디젤 기관으로 천장의 파이프에서 뿜어내는 가스로 학살되었다. 트레블링카에서 희생된 사람은 총 73만 1,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독일 패망 후 제2트레블링카는 1943년 10월에, 제1트레블링카는 1944년 7월에 폐쇄되었다. 겨우 50명의 생존자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발견되었다.

    나치는 유태인들에게 “너희들은 다 죽을 거야”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죽음의 수용소라는 것이 밝혀지면 유태인들이 반항하며 숨거나 저항을 할 것을 예측하고 트레블링카를 일반적인 수용소로 위장했다. 트레블링카를 역도 있고 마을도 있는 일반적인 노동 수용소로 위장한 것이다.
    유태인들은 노동 수용소로 가서 전쟁이 끝나면 자유국가로 갈 것이라는 속임을 당했고 트레블링카, 즉 집단처형소에서 다시는 살아나올 수 없었다. 유태인들은 이곳에서 엄청난 양의 노동과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생활했고 그들 대부분 3개월 이내 학살되었다. 목욕실로 불렸던 독가스실에서 주검으로 나온 그들의 시신은 머릿카락은 베갯속을 채우는 용도로, 유골은 갈아서 분료로 썼다.

    1944년 7월 독일은 패망으로 불리하게 전개되자 나치 친위대는 트레블링카를 철저히 파괴했다. 현재 트레블링카 집단 처형 수용소 터에는 현장 기념비와 박물관이 있으며 기념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일명 AI)란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또는 야생조류에서 생기는 바이러스(Virus)의 하나로 일종의 동물 전염병으로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병원성으로 구분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가금류의 장벽을 뛰어넘어 인간에게 감염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국가 간에는 주로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중국, 동남아 등 발생국으로부터 오염된 냉동 닭고기나 오리고기, 생계란 등에 의한 유입이나 해외방문자 등 사람에 의하여 유입되기도 한다. AI는 가금사육 농장 내 또는 농장 간에는 주로 오염된 먼지, 물, 분변 또는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 차량, 달걀 껍데기 등에 묻어서 전파되기도 하지만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는 않는다.

    작금의 AI 사태로 수급에 직격탄을 맞은 가공업체와 음식업소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계란 부족은 제과, 제빵업체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국민들은 먹거리 불안에 좌불안석이다. 심지어 미국에서 계란이 수입되는 기현상도 일어났다.

    이렇게 동물들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동물의 집단사육시스템이다. 대량으로 사육된 동물들은 육류와 계란, 우유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알 낳는 기계, 고기 만드는 기계, 계란 만드는 기계가 되어 버렸다.

    동물은 인간의 미식과 탐욕을 위해 밀집된 사육환경에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저항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온갖 질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맞아가며 성장호르몬의 남용 속에서 단시간에 많은 양의 고기만을 생산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시각에서 바라 본 피해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정복자에 의해 동물들은 단지 사육되고 도살되어 식탁에 오르는 고깃덩이로 여겨졌다. 애초부터 동물들에게 동물권은 없었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단기간에 비육되어야만 하는 케이지 안의 식품에 불가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염의 미명 하에 수십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고 있다. 이런 재앙은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그 때마다 기록적인 수치의 -수 천만 마리의- 짐승들이 이유도 없이 고통스러운 이산화탄소를 흡입당하며 죽어가고 있다.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재앙은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동물들이 뿜어내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로 지구의 온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간은 식탁에 앉아 편하게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있지만, 대기는 악화되고 환경은 오염되는 전 지구적 피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제러미 벤담은 “동물을 대할 때의 문제는 동물도 이성이 있는가, 동물도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가”라는 말로 동물의 권리를 주장했다.

    화석연료가 가져다 준 평화, 민주주의, 공개시장, 남녀평등, 법 앞의 평등으로 발전할수록 부유함의 정도도 함께 늘었다. 문명은 아그라리아에서 인더스트리아로 들어섰지만 자연과의 공생을 철저히 외면하고 파괴한 인간은 환경의 재앙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것이다.

    아이작 싱어는 ‘수십 억 마리의 동물이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비참한 고통을 당하며 사육되고 도살되고 있다. 동물에 대한 행동에 있어서 인간은 모두 나치다.’라고 말했다. 동물들도 야생에서 자라고 공생하며 보호되어야 할 권리를 한 번쯤 생각할 시기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동물들에게 있어서 인간 세상은 영원한 트레블링카에 다름없다.

    이홍준  jin0114@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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