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바른정당 홍문표 의원(홍성·예산)과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대전대덕)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충청권 여타 정치인들과는 달리 당적 변경 없이 한 길을 걸어온 그들이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갈라서게 되면서 일종의 ‘보수진영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특히 새누리당을 떠난 홍 의원은 충청권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정 의원은 이를 저지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홍 의원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바른정당 입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강성 친박을 제외한 정치세력과의 제3지대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대전KBS 라디오 <생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제3지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친박 실세를 뺀 새누리당 나머지 의원들도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용기와 결단”을 주문한 뒤 “밥상을 차려놓으니 수저 들고 밥 먹겠다고 하기 보다는, 밥상을 같이 차려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데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현재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3명, 충남 5명, 충북 5명 등 총 13명으로,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의 정당 선택에 따라 이들 중 상당수가 탈당을 결행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이에 맞서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정 의원은 원내수석대변인을 맡아 정우택 원내대표(청주상당)를 도와 당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PBC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에서 “충청 출신 반 전 총장이 뜻이 있다고 하니까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탈당해 모인다고 하면 말 그대로 지역주의 정치의 재판”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모임에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방문한 것도 정 의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추가 탈당은 안 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로선 이 같은 경쟁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반 전 총장의 정당 선택이 최대 변수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빼가려는 홍 의원과 막으려는 정 의원 간 치열한 수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