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치매노인 신고를 받은 대전경찰이 거주지가 ‘관할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계를 거부, 지탄을 받고 있다.
경찰은 치매노인을 버스에 태워 신고한 버스기사에게 관할구역에 가서 인계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5시께, 대전 시내버스 617번을 운행하는 한창동(32) 씨는 한 노인이 버스에 타는 것을 봤다. 노인은 옷은 멀쩡하게 입었지만 이상한 냄새도 나고 먼 산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평소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 온 한 씨였기에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노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고, 운행 내내 노인을 주시했다.
버스가 종점에 멈춰서서야 내린 노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한참을 우왕좌왕했고 걱정이 돼 계속 지켜보던 한 씨는 노인에게 다가가 “댁이 어디시냐”, “어디 가시는 길이시냐”며 물었다.
노인은 “여기가 어디냐”며 한 씨에게 되레 물었고, 이후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중얼거렸다. 한 씨는 치매노인임을 알아채고, 길을 잃을 것을 염려해 112에 신고를 했다.
황당한 일은 신고를 받고 서부경찰서 내동 지구대가 출동하고 나서부터였다. 노인의 지갑에 있던 주민등록증을 확인한 경찰은 “중리동 거주자다. 우리 지구대 관할이 아니다”라며 한 씨에게 “다시 중리동으로 운행하지 않느냐. 중리 지구대에 인계하라”고 말했다.
경찰의 얘기를 듣고 한 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경찰에 신고하느라 운행시간이 지연돼 급하게 노인을 버스에 태워 운행을 시작했다. 한 씨는 신호대기 중에 중리 지구대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취했고, 영진로얄아파트 인근 정류장에서 노인을 경찰에 인계했다.
한 씨는 경찰의 이러한 태도에 분개했다. 그는 “관할구역을 핑계로 업무에 태만한 경찰들의 태도가 어이없고 화가 난다”며 “종점에서 신고한 시간이 오후 6시쯤으로 승객도 많이 타는 시간이어서 가는 도중에 노인이 사라질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운전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내동 지구대는 “당시 출동한 지구대원이 노인의 상태를 확인한 바에 의하면 심각한 수준의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종 신고된 상황도 아니었으며 단순 치매에 해당했기 때문에 버스기사에게 부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출동 직원은 버스기사에게 ‘중리 지구대에 연락을 취해놓았으니 접선 장소 도착 10분 전에 다시 연락을 해달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순치매라 하더라도 신고된 노인이 본인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계하지 않고 일반 시민에게 인계를 떠넘긴 경찰의 업무 태도에 대한 질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 기사님은 상줘야할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