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꿈을 잡고 놓지 않으면 그 꿈은 현실이 되겠죠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꿈을 잡고 놓지 않으면 그 꿈은 현실이 되겠죠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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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대전 유성구의 궁동과 어은동은 대학생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다. 근처에 충남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음식점과 주점들이 즐비하게 있기 때문에 한밤에도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꺼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어은동은 궁동에 비해 차분한 느낌이다.

식당들이 많은 골목에서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목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주인은 ‘우디’라는 이름의 목공방을 운영하는 이는 스물 일곱의 이동협 씨다.

목공방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청년 창업자의 인상을 닮아서인지 단정하게 꾸몄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업에 쓰이는 공구들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우디’가 문을 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은 새로 산 것처럼 깨꿋한 공구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톱밥하나 남기지 않은 바닥은 창업자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는 지난해 유성구청에서 추진한 청년 취업 창업 아이디어 공모사업인 “꿈을 잡고 프로제트”에 ‘내방의 품격’이란 아이디어로 참여를 했다. 이 아이디어는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궁동과 어은동 일대 낡은 원룸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컨설팅을 하는 한편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공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전에 이동협 씨는 사업 지역에 대한 부동산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원룸 임차인과 임대인 각각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런 조사를 한 이유는 셀프인테리어에 대한 인식이 어떤 살피고 사업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모두 두집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원룸에 살고 있는 사람과 충분한 상의를 하고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진행했기 때문에 대상자의 만족도는 높았다. 인테리어를 통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동협씨 역시 기분좋은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전자공학과 출신이 목공 창업에 나섰는지 궁금했다 .
 

우디 목공방 이동협 대표

나무의 매력은?
“대학에서는 반도체 칩을 만지고 납땜을 하고 회로연결 테스트를 통해 회로특성 분석하는 실험들이 많았죠. 전자공학과 수업시간에 주로 그런 것들을 만졌어요. 지금 하는 목공은 그런 분야와는 동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목재가 주는 따뜻함이 정말 좋았어요. 질감이라든지 촉감 같은 것들이 좋더라구요. 금속은 일단 만지면 차갑잖아요. 그에 반해서 나무는 부드럽고, 거칠기도 하지만 따뜻하고 가공성도 좋아서 목재에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이제는 좋아하는 나무도 있어요. 참나무인 오크랑 호두나무를 좋아해요. 우디라는 가게 이름도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장난감 인형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그냥 나무가 좋아서 Wood라는 단어에 Y를 하나 붙였죠”

어렸을 때 좋아했던 장난감들을 떠올리면 금세 유년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그 시절은 그리 길지 않다. 장난감과 멀어지는 순간 어린이를 벗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지금은 성인들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문화가 있다고 하지만 장난감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대표적인 물건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모르게 사라진 장난감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이 있다. 바로 픽사의 <토이스토리>다. 주인공 앤디의 오랜 친구이자 장난감인 우디와 버즈를 통해 앤디의 성장뿐만 아니라 어느 날 훌쩍 커버린 자신의 성장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다.

 

얼마 전 리서치 전문업체가 픽사 30주년을 맞아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6%가 가장 다시 보고 싶은 디즈니·픽사 영화로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꼽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디즈니·픽사 캐릭터 1위에도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우디’가 선정돼 픽사의 상징적 작품인 ‘토이스토리’의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이러한 우디라는 캐릭터를 알고 나면 이동협 씨가 단순하게 공방 이름을 짓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는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에 몰두하던 취업 준비생이었다.

취준생에서 창업으로 돌아선 이유는?
“2년 전에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당연히 취직을 해 직장에서 회사생활을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2년 가까이 노력했지만 취업이 잘되지 않았어요. 면접에서 떨어 질 때마다 제가 부족함을 느꼈죠. 고쳐보고 또 고쳐보면서 다시 시험을 봤지만 이렇게 고생을 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비전이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 때부터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니까 주변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강조 하는 어른들 말씀을 다 접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목공방을 시작하기까지
“원래 목공에 관심이 많았어요.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에 우연히 지인이 운영하는 작업실에서 할 일이 생겼어요. 그게 목공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곳에서 기계설계도 하고 목공 관련 작업도 했죠. 그러다보니 꿈이 점점 구체화 되어갔고 그 곳에서 1년 정도를 지내다가 창업을 결심했어요. 또 1년 정도 목공을 전문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대전 월평동에 있는 전문 목공방에 다녔어요. 목공관련 협회에서 목공을 알려주는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목공방이 해당 기관이었어요. 거기서 교육을 받으면서 목공 지도사 자격증 1급을 수료를 하고 전문적으로 배우기를 시작했죠.”

내방의 품격 프로젝트는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었나
“어은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에서 유성구청이 꿈을 잡고 프로젝트를 한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죠. 취지가 창업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의 아이템을 공모해서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인데 충분히 할 수 있겠더라구요.

저는 홍보를 온라인으로 하고 않았기 때문에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내부에서 신청자를 받았어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몇십 명 되는데 그 중에서도 취지에 부합하는 사람을 뽑아서 진행했죠. 인테리어의 범위는 일단 도배 장판을 해드리고 침대 수납장 등을 새로 만들어서 넣어 드리는 겁니다. 그 외에도 화장실 액세서리를 새로 하고 싱크대나 책상 등은 시트지 작업을 새로 해 깔끔하게 만들었죠. 조명도 새로 하고요. 셀프 인테리어라는 게 재료를 사서 가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90% 이상은 제 손이 직접 들어가죠. 작업기간은 첫 번째는 일주일 정도 걸렸어요. 첫 번째 집이라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시간이 조금 더 단축이 되기 마련이죠. 사소한 것들도 개인의 취향이 있고 사용하는 사람 마음에 들어야 하니까 집 주인과 상의를 하고 옆에 있을 때 공사를 하기 때문에 갈등 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요.”

주변의 창업 조언은?
“제 주변에는 창업을 하는 또래 들이 많죠. 창업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나이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면 더더욱 중요하고요. 도전을 한다면 서른 살 이전에 해야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처음에는 취업을 해서 돈을 좀 벌고 사회생활도 좀 해본 뒤에 창업을 해볼까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시나리오를 한 번 써보니까 현실적으로 힘이 들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이에 여유가 있다면 도전을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후회도 없을 것 같고요.

창업은 자본력이 있다면 성공하는데 괜찮다고 봐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더 노력을 해야죠. 독창성. 자기 가게만의 특징, 특별함을 살려야 하니까요. 그게 힘들기 때문에 안정적인 프랜차이즈를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기 가게를 열었다면 그 분야에서 어떠한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항상 고민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수익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죠. 이런 것은 나이나 세대와 관련없이 누구나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창업을 했다면 당연히 해야죠. 물론 저도 항상 고민하고 있고요.”
2016년 여름에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월 혼인건수는 1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 이어 집과 친구까지도 포기한 ‘오포세대’가 등장할 만큼 젊은층이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결혼 주요 연령층이 지난해보다 감소한데다 최근 실업률 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도 젊은층이 결혼을 기피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만 보더라도 창업과 도전이 나이와 관련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혼을 하면 부양할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모험이 따르는 창업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동협 씨도 청년 창업이 상대적으로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공방을 올해 오픈을 했으니까 일단은 내년 초까지 공방 운영의 안정화가 목표에요. 교육 프로그램이나 제가 하고 싶은 컨텐츠를 적용을 하고 싶어요. 이후에는 지원 사업을 해주는 곳이 여러 군데에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 분야에 더 사업적으로 도전을 해보고 새로운 공간을 창출 하는게 목표에요. 이를테면 목공방 형태보다 조금 더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장비를 활용해서 인테리어에 접목 시켜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커뮤니티에 있는 동료들과 특이한 컨셉을 갖는 카페를 오픈해보는 것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주업은 목공이기 때문에 접목 시킬 수 있는 것들을 더 찾아서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한 케이블 방송에서 인테리어 초보들을 위해 자신의 집과 방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방송은 전문가들이 인테리어 팁을 전하면서 재미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셀프인테리어를 가능하게 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동협씨가 추진한 ‘내방의 품격’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맘에 드는 인테리어를 해준다면 삶의 환경과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목공기술과 인테리어 솜씨가 누군가에게 행복감을 줄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비교적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는 이제 출발을 했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나무의 부드러운 결을 만지면서 이동협씨의 손은 더욱 굳은 살이 박힐 것이다. 그러면서 나무의 옹이처럼 생활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가구를 이어주는 우디 목공방입니다’ 그의 블로그 소개란에서 쓰여있는 문장처럼 그는 나무를 통해 아름다운 가구를 만들고, 그것을 매개로 소중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사람들은 그가 기획한 다양한 목공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무가 주는 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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