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친목회비 1천만 원 유감
[시민기자의 눈] 친목회비 1천만 원 유감
  • 홍경석
  • 승인 2017.0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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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사람은 누구라도 각자의 친목회(親睦會)가 있다.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인 친목회에 나가자면 회비를 내야 한다. 그러나 없이 사는 사람의 경우엔 그마저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때도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고향의 죽마고우들과 오래 전부터 친목회를 해 오고 있다. 한데 회비가 자주 밀리다 보니 언젠가는 그 액수가 태산처럼 커진 적도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어떤 문학공모전에서 상금을 많이 받은 덕분에 일시불로 갚을 수 있었지만.

지금도 매달 모이는 친목회엔 그러나 주근과 야근이 있는 경우와 맞물리면 어쩔 수 없이 불참하게 된다. 때문에 올 친목회엔 겨우 두 번밖에 가지 못 했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비선 실세’ 최순실이가 이른바 ‘황제계’를 했다고 하여 또 다른 뉴스의 중심에 섰다.

500억 원이 넘는 회사 공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서울에서 체포된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과 함께 친목계를 했다는 그녀의 평소 ‘씀씀이’는 월 납입금만 1천만 원이 넘었다고 한다.

따라서 고작 월 2만 원조차 밀려 있는 이 가난한 흙수저로선 그들의 ‘흥청망청 세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노는 물이 다르다지만 월 1천 만 원이 넘는 거액을 낸다는 친목계의 멤버들은 그렇다면 그들의 각자 직업은 대체 무엇일까?

작년 11월 17일은 2017 수능일이었다. 당일 아침에 취재를 위해 모 고등학교를 찾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날 실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내용인즉슨 부산시교육청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자 4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한데 그중 한 학생은 실로 공교롭게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던 중 도시락 가방 안에서 어머니 휴대전화 벨이 10초간 울리는 바람에 부정행위자로 적발돼 1교시 종료 후 귀가조치 됐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학생은 물론이요 어머니 또한 그 얼마나 충격과 당혹감에 ‘멘붕’이 되었을까! 이런 얘길 왜 하는가 하면 그 학생의 경우 실로 안타깝긴 하지만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 시쳇말로 ‘칼같이’ 퇴실조치 했다는 건 맞았다.

그런데 고작 19살 먹은 학생도 인생을 건 시험을 치르다가 그만 그렇게 엄한 처벌을 즉각 받고 있는데 헌법까지 위반하고 농단한 자들에 대한 처벌은 왜 그리도 지지부진 하냐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란 경도된 이분법은 대단히 위험한 사상이다.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해야 옳다. 하지만 작금 펼쳐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의 주인공과 부역자들에 대한 징치는 마치 솜방망이로 못을 박는 시늉만 하고 있는 모양새라는 느낌이다.

딱히 직업도 없는 아낙이라는 최순실은 1천 만 원씩이나 친목회비를 냈다는데 이 가난한 중생은 월 2만 원조차 못 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바로 대한민국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아니 ‘이상한 나라의 엘시티’가 아닐까 싶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 하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국민적 하야와 퇴진, 나아가 구속의 촉구는 물론이요 지체된 정의를 일으키기는커녕 모르쇠와 시치미로 일관하고 있다.

최순실은 대체 돈이 얼마나 많았으면 친목회비만 월 1천만 원씩이나 낼 수 있었을까!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한 재산은 ‘최태민. 최순실 특별법’등과 같은 소급적용의 법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환수해야 옳다.

연탄 한 장의 온정조차 사라져 덜덜 떨고 있는 독거노인과 불우이웃들에게 그렇게 걷어 들인 돈을 사용한다면 국민들도 크게 박수를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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