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4차 산업혁명의 음영
[목요세평] 4차 산업혁명의 음영
  • 김제선
  • 승인 2017.0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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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굿모닝충청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이 지구 전체의 경제 지도와 인간 삶을 통째로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3D 프린터,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VR) 등 여러 요소들의 조합으로 설명된다. 미래 산업의 변화인 탓에 여러 대선 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달성하겠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의 거듭된 진화의 결과이지만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컴퓨터를 넘어선다. 무엇보다도 학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기의 바둑 대결로 유명해진 알파고는 이를 잘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 모든 산업에 적용된 결과이다.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기계들이 독자적으로 인식과 대응 능력을 획득한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이를 잘 보여준다. 그간 자동차는 독자적인 대응 능력이 없었다. 그것은 전적으로 운전대를 잡은 사람 몫이었다. 바로 그 인간의 능력까지를 획득한 게 자율주행차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상태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7에 참가해 자율주행차 아이오닉의 시험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현대자동차는 2020년부터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는 미국 피츠버그에서 운전자 없는 무인 택시를 시험운행하고 있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축복이 될 수 있고 대재앙이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인간 노동에 의지하던 상당수의 일자리들이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비교적 단순한 작업의 경우는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칠 확률이 높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은 2013년에 진행한 연구에서 미국 직업 가운데 47퍼센트가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또한 새로운 기술의 부상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가운데 510만 개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백악관은 “AI로 인해 미국인 10명 중 4명의 생계가 위험해진다”며 “임금 수준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더 높다”고 경고했다. “없는 사람이 더 가난해진다”는 의미다. 한국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위치에 서 있지는 않지만 그 영향에는 직접적으 노출되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대체 효과로 인해 2025년 약 70퍼센트에 이르는 1800만 명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지 않으면 파멸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정치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현혹되어선 안되는 이유다. 소수만이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해 크게 이익을 내는 반면 다수는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을 추진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4차 산업혁명의 추진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물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최종 결과가 시장 붕괴로 공멸하는 것이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다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도록 만드는 사회 정치적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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