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산후조리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여성에게 산후조리란 출산 후 몸을 추스르는 기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산후조리를 ‘요양’으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후조리가 과연 잘 먹고, 잘 쉬기만 하면 되는 시간일까?
천안 이화병원 이종민 원장을 만나 산부인과전문의가 생각하는 산후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이화병원 이종민 원장과의 일문일답.
"산후조리가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산후조리를 ‘요양’으로 생각한다.
힘들게 아기를 출산했으니 몸을 추스를 때까지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명확한 답도 아닌 듯하다.”
-나는 산후조리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재활’인데 ‘요양’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요양은 잘 먹고, 잘 쉰다는 의미지만 재활은 ‘운동’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출산을 하면 근골격계가 모두 무너지게 된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6주 안에 원래상태로 돌려놓아야 하는데 단순히 쉬기만 해서는 절대 원상태로 돌릴 수 없다.
그래서 산모의 체력이 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산후 운동을 시작하라고 이야기 한다.”
"운동은 언제부터 가능한 건가?”
-개인차가 있어서 시기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런데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다면 그 때부터는 운동이 가능하다고 본다.
운동이라고 해서 땀이 나도록 하는 격한 운동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산후운동은 틀어진 골반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 병원의 경우 골반 교정기를 사용해 틀어진 골반을 바로 잡는 건 물론이고 물리치료사와 운동 전문가가 산모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몸을 회복하는 게 산후조리 중 첫 번째 할 일이다.
"그러면 두 번째 할 일은 무엇인가?"
-아기를 낳긴 했지만 아기를 돌보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첫째 아이의 경우 엄마는 모든 게 익숙하지 않다.
더구나 신생아는 손이 더 많이 간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 동안 혼자서 아이를 볼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신생아에게 모유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출산을 했다고 해서 모든 산모가 모유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다.
아기 또한 처음부터 엄마 젖을 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아기도 엄마도 모유를 먹고, 먹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는 것 또한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목조차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를 혼자서 케어 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나는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엄마들이 아기를 혼자서 돌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에는 손목을 많이 쓰는 게 좋지 않다고 하던데?
아기를 돌보는 연습 또한 아기를 안아야 하는 일이 많으니 산모에겐 무리가 아닐까?"
-그렇지 않다. 출산 직후라고 하더라도 엄마는 아기를 돌볼 수 있다.
단 바르지 않은 자세로 아기를 장시간 본다면 가벼운 근육통이 생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를 바르게 한다면 산모가 아기를 돌본다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아기에겐 무척 좋다.
사람들은 신생아는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아기에게 출생 직후는 엄청 중요한 시기다.
특히 엄마와의 스킨십은 아기의 건강과 성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많이 안아주고 엄마의 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가 더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재활과 아기를 돌 볼 준비를 하는 것 외에 산후조리 중에 꼭 해야 하는 게 있나?"
-영양섭취를 잘 해야 한다.
그냥 잘 먹는 게 아니라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하다.
음식의 경우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함유 된 게 좋다.
엄마의 영양분이 모유를 통해 빠져 나가기 때문에 평소 먹던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출산 후 6개월은 빈혈 약을 반드시 챙겨먹고 항산화제, 비타민 D도 섭취하는 게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