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2017년 봄을 기다린 이유
[목요세평] 2017년 봄을 기다린 이유
  • 이기동
  • 승인 2017.03.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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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출근길 아침 밤새 내린 눈과 함께 꽃샘추위가 온 몸을 감싼다. 주말 내 따뜻했던 날씨 탓에 겨울의 끝자락과 함께 봄이 왔나? 하는 기대감도 잠시.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난 겨울, 겨우내 따뜻한 봄이 오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다려서인지 짧게 느낀 봄기운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시린 삭풍을 견디며 봄을 기다려 왔는데 그깟 며칠을 더 못 기다릴까. 이미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지 않은가.

2017년 봄은 이제 성큼 다가왔다. 잠시 봄이 오는 길목을 지키며 동장군의 시샘이 남아 있겠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바라던 봄과 함께 겨우내 거리에서 바랐던 봄 역시 우리들 앞에 다가오고 있다. 3월 10일, 늦어도 13일 그 토록 바라던 대한민국의 봄이 다시 올 예정이다. 쉼 없이 이어진 탄핵시계는 이제 끝을 봐야 할 시점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국면 속에서 국민들은 묵묵히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 왔다. 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라는 믿음을 져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정의가 죽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결정되었던 과거가 아닌 주권자인 국민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조용히 들었던 광장의 촛불 민심은 탄핵의 끝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준비하고 있다.

지난 5개월 여 대통령이 개입된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유린 사건은 대한민국이 다시 정상적인 주권국가로 가기 위한 시련이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의혹에 경악 했다. 하지만 특검과 헌재 탄핵 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하나 둘 벗겨질 때 국민들은 놀라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왜 그토록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그렇게 벌어졌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됐다. 결국 대한민국을 절망의 늪으로 몰아넣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헌재로부터 인용 결정 될 것이라고 국민들은 믿고 있다. 자연인이 될 박근혜 대통령의 사법처리 역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범으로 적시된 최순실을 비롯 이번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김기춘, 우병우, 조윤선, 안종범, 이재용 등 30여명이 넘는 관련자 역시 사법 처리 수순을 밟을 것이다.

헌재의 탄핵 심판 인용 결정과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난 관련자들의 처벌이 이루어진다 해도 국민들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검에 이어 다시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은 국민들이 그토록 외쳤던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될지 아니면 스스로 적폐청산의 대상이 아닌 검찰 독립을 통한 사법정의 실현의 주체가 될지 결정해야 한다. 어쩌면 검찰에게 주어진 국민들이 선물한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단순히 몇몇 사람을 처벌한다고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민을 외면했던 국가 시스템과 국민위에 군림했던 국정농단과 헌정유린 사건의 관련자들이 다시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 친 이유다. 과거 친일부역자 청산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우리 사회가 겪어야 했던 역사의 오명을 바로 잡을 기회이기도 하다. 민초들이 추운 엄동설한에도 거리로 나서 촛불을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꽃샘 추위가 지나가면 완연한 봄을 맞이하게 된다. 봄은 추웠던 겨울 움츠린 어깨를 펴고 따스한 햇살아래 휴식을 취해도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이번 봄은 휴식이 아닌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씨앗을 심을 준비가 한창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 치욕으로 기록될 2017년 봄. 그 역사의 현장에서 새로운 봄으로 기억 될 것 같다. 몸이 아닌 가슴으로 역사의 기록을 맞이 할 것이다. 2017년 봄을 그토록 기다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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