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비겁한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선의
[시사프리즘] 비겁한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선의
  • 김겸훈
  • 승인 2017.03.09 17: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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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훈 한국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한남대학교 교수

[굿모닝충청 김겸훈 한국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요즈음은 최순실과 박근혜가 그렇게 고맙고 예뻐 보일 수가 없다. 내가 무슨 득도를 했거나 큰 깨달음을 얻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들이 내게 경제적인 이득이나 편익을 주어서도 아니다. 사실 난 두 사람을 단 한순간도 직접 접촉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 처럼 감사하고 은혜로운 맘이 드는 이유는 해방이후 72년간 공고하게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부패한 정경유착 수구세력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 주인공이고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했던 그 세력이 똬리를 틀고 있는 둥지를 통째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헌데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난달 28일로 박근혜 최순실 국정논단사건을 수사해 온 박영수 특별수사팀의 활동이 종료되었고 어제는 마침내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 박영수 특검의 가장 큰 성과는 비록 국회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심의중이기는 하나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죄를 입증한 것이다. 더하여 뇌물을 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갖는 의미도 크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단초를 제공하는 대사건이라는 점에서 못지않은 성과다. 그 다음으로는 항간에 소문으로 떠돌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규명하고 ‘법꾸라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의 여자’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을 구속한 것이다.

반면 아쉬움도 크다. 재난안전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에 거는 기대가 컷 다. 꼭 필요한 세월호 사고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특검이 명확하게 못 밝힌 것은 물론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되면서 관련현장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내겐 첫 번째 아쉬움이다. 이와 관련하여 특검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전날 저녁부터 사고당일 오전 10시까지 대통령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상황 보고서를 청와대 본관 집무실과 관저에 각각 1부씩 보냈다”는 증언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엄중한 국가 재난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총괄하는 참모가 대통령의 소재조차 조차 파악 못 하는 비정상적 국정시스템이었음을 입증해 주는 증거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검찰과 청와대 등 주요 기관에 그가 구축한 라인이 여전히 펄펄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를 구속하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아쉬움은 차기 정부에서 풀어나가면 될 것이다.

헌데 문제는 공모자이며 피의자인 박 대통령이 셀수 없이 많은 여러 증거나 명백한 정황에 대해 조차도 눈곱만큼도 인정하지 않는데 있다.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당혹스러우리 만큼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화여대 사태를 기점으로 마침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비화된 초기에는 조금은 다소곳한 태도로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진실인양 밝혔던 사항들이 특검수사로 모두 거짓이었음이 입증됨으로써 ‘거짓말’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가 ‘특검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등등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음으로써 ‘비겁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이 더해졌다. 특검발표에 대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반응은 더 가관이다. 뇌물수수죄 적용에 대해 "특검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사실관계와 너무 동떨어진 황당한 소설"이라고 즉각 반발했고 초록이 동색이라고 자유당도 논평을 통해 “특검이 90일간 진행했던 최종 수사결과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던 사실을 총망라한데 지나지 않으며 전혀 새로운 게 없는 내용”이라고 폄훼한다.

박 대통령이 보지 못하는게 있는 듯하다. 국회의 탄핵가결 이후 박대통령에 대한 국민여론은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바와 같이 탄핵찬성의사가 80%전후로 거의 변화가 없는 점이다. 이 수치는 거짓말을 밥 먹 듯하고 비겁하기까지 한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얼마나 심각한 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말이다. 헌재는 이런 국민들의 분노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 대통령을 누구로 하느냐 하는 것이다. 분노하는 국민들 그리고 갈라진 민의를 다독이고 봉합하고 통합하여 72년간 우리사회를 지배해 온 적폐의 뿌리를 뽑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출할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다. 그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라 지도자의 선의가 아닐까? 단 이 선의는 당사자에 대한 용서를 위한 선의가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기 위한 사회통합 수단으로서의 선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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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2017-03-09 20:28:38
본인이나 똑바로 살지... 본인 역할도 제대로 못한 사람이 왠 투고는... 투고할 시간에 일이나 열심히 하시지..

꼴값 2017-03-09 19:24:32
할일 없음, 잠이나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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