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어떤 익자삼우(益者三友)
[시민기자의 눈] 어떤 익자삼우(益者三友)
  • 홍경석 수필가
  • 승인 2017.03.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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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수필가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그대 슬픈 밤에는 등불을 켜요~고요히 타오르는 장미의 눈물~하얀 외로움에 그대 불을 밝히고~회상의 먼 바다에 그대 배를 띄워요 ~”
영사운드가 부른 ‘등불’이다.

등불은 등에 켠 불이기도 하지만 앞날에 희망을 주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등불의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 그 희망의 등불이 돼 주는 대상은 단연 가족이다.

어제 퇴근길에 후배와 술잔을 나누었다. 요즘 경제난이 심각하여 고민이라고 했더니 “저는 아직도 아이가 대학에 다니기에 돈이 들어가는 반면 선배님은 두 아이가 모두 대학까지 마치고 번듯한 직장까지 다니니 무슨 걱정이십니까?”라며 되레 면박하였다.

후배의 준열한(?) 꾸짖음이 이어졌다. “더욱이 따님은 서울대까지 나온 자타공인의 재원이거늘 뭘 그리도 푸념이십니까?” “그야 그렇지만…” 서울대학교 성낙인 총장이 지난 3월 2일 입학식에서 일갈했다.

“오늘 이후 ‘서울대학교’라는 단어는 여러분 머릿속에서 지우십시오. 이것이 제가 서울대 학생, 그리고 졸업생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선배로서 서울대인이 된 첫날 후배들에게 드리는 조언입니다”라며.

이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된 서울대 출신이 많아서 서울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데 대한 자기반성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 1월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리고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서울대 출신들을 ‘부끄러운 동문’으로 선정한 바 있다.

아무튼 성 총장의 말처럼 ‘서울대’라는 이름에 도취되면 오만함과 특권 의식까지 생기기 쉽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팔불출의 거듭되는 자랑이지만 서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딸은 겸손하고 예의바르며 효심까지 도드라진 어떤 익자삼우(益者三友)다.

나는 딸의 그러한 모습에서 새삼 서울대의 어떤 ‘품격’까지를 보곤 한다.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이화여대에서 졸업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화(梨花)가 중국어로 돈을 벌게 한다는 의미의 리파(利發)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라고 하는데… 한데 이로 말미암아 이대 학생들은 어이가 없다고하니 피식 웃음이 솟는다. 이러한 웃지 못 할 상황의 전개는 역시도 이대의 품격(品格)과 가치(價値)까지를 덩달아 높이 쳐주는 것이 아닐까 싶어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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